식사를 하려고 입을 벌릴 때 턱에서 `딱` 소리가 나거나 입이 잘 안 벌어진 적이 있나요? 말을 많이 하면 턱 부위가 아픈 적이 있었나요?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직접 증상을 느껴야 비로소 자신의 턱관절에 이상이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그러한 증상이 보이지 않더라도 턱관절에는 다른 기능적인 이상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으며, 심지어 어떤 경우에는 몸이 턱관절 불균형에 적응되어 통증이 발생되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

턱관절은 인체에서 유일하게 좌우 양측에 존재하는 관절이다. 이러한 턱관절의 불균형에 몸이 적응되었다는 것은 턱관절이 목뼈와 허리뼈, 골반의 뒤틀림을 유발하여 온몸의 구조가 조금씩 뒤틀린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발생되지 않고 아슬아슬하게 견디고 있다는 의미다.

이렇게 전신 균형이 깨진 상태는 특별한 증상을 보이지 않을 수도 있으나 걸어 다닐 때 자세가 비틀린 느낌을 받거나 혹은 잘 때 한쪽으로 누워 자는 것이 편하다든지 계속해서 한쪽 무릎만 아프다든지 하는 몸의 변화가 생기게 된다. 이러한 전신적인 변화가 턱관절에서부터 비롯될 수 있다는 점에 주의가 필요하다.

턱관절 불균형으로 인해 생기는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입을 다물거나 벌리는 것이 불편하며, 입을 벌릴 때 딱딱 소리가 난다. 또한 얼굴 중심선이 맞지 않고 양쪽 턱 선 모양이 다르다. 심할 경우 광대뼈나 눈, 코, 입의 모양이 삐뚤어질 수 있으며, 두통이나 목, 어깨에 통증이 생기고 만성 피로, 현기증, 이명 등의 증상이 생기게 된다.

특히 평소에 한쪽으로만 씹는 버릇이 있는 사람은 이미 턱관절에 이상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대부분 무의식적인 행동이기 때문에 본인이 한쪽으로 많이 씹는지 여부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오른손잡이가 많은 것처럼 음식을 씹는 방향도 주로 오른쪽인 사람이 많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뇌의 우세한 영역에 따른 결과일 수 있다는 가설이 유력하다.

한쪽으로만 씹게 되면 씹는 작업에 관여하는 턱 주변 근육들이 더 많이 움직이므로 두꺼워지고 단단해진다. 시간이 지나면 한쪽 턱 근육만 발달해 얼굴이 좌우 비대칭이 되고 반대편 턱관절은 약해지는 결과를 낳게 된다. 또한 턱관절은 잘 때 이를 갈거나 엎드려 자는 습관, 턱을 한쪽으로 괴는 습관, 다리를 한 쪽으로 꼬고 앉는 습관, 만성 피로, 스트레스, 긴장, 불안 등으로도 불균형이 생길 수 있다.

턱관절에는 작은 디스크가 존재하는데, 이 디스크는 턱관절 불균형이 있을 때 제 위치 보다 앞쪽으로 빠져 나오게 된다. 이처럼 발달한 턱과 목의 주변 근육이 좌우 불균형을 일으켜 턱관절 디스크가 앞쪽으로 빠져 나오면 턱을 벌릴 때 딱 소리가 날 수 있다. 특히 이런 현상은 고기를 좋아하거나 마른 오징어 등 딱딱한 음식 씹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흔히 발생한다.

또 하나 중요한 턱관절 장애 요인은 어금니가 없는 상태로 3개월이상 방치했을 경우이다. 어금니가 위아래 중 하나라도 없다면 씹는 기능을 잃어버리기 때문에 그와 짝이 되는 치아도 없는 것과 마찬가지가 된다. 그래서 음식을 먹을 때도 어금니가 많은 쪽으로만 씹게 되고 그러면 많이 씹는 쪽의 근육이 더 두꺼워지고 발달하게 된다.

또한 치아가 빠지게 되면 그 빈 공간으로 주변치아들이 약간씩 이동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는 치아가 가지런하지 못하거나 치아의 맞물림 상태가 고르지 못한 부정교합이 되기 쉽다. 부정교합이 되면 심미적으로나 기능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

턱관절 불균형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원인 두 가지를 꼽아 보았는데, 그 중에서도 한쪽으로만 씹는 버릇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의식적으로 양쪽으로 씹는 버릇을 들이는 것이 좋다. 양쪽으로 씹어야 정상적인 씹기 기능을 회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쪽으로만 많이 씹었으니 이제부터는 반대쪽으로만 씹으려 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으로, 씹기 기능 회복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필한방병원 윤제필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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