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교육청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고교생 학업중단율을 보였다. 학업중단 위기 학생을 대상으로 상담·교육을 통해 학업 포기를 막도록 도와주는 학업중단 숙려제에 의한 학업지속률 역시 전국에서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고교생 중 중도에 학업을 그만둔 학생은 지난해 129명에 달했다. 전체 초·중·고 학업중단 학생 141명 중 91% 수준이다. 학업중단율이 1.7%인 점을 감안하면 100명 중 1.7명 꼴로 학교를 떠나는 셈이다.

중도에 학업을 포기한 이유야 여럿 있겠지만 대부분의 학생이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거나 학업을 기피하는 등 자발적 의지로 책가방을 내려 논 것으로 파악돼 충격을 안겨준다. 개중엔 가족의 해외 출국, 자퇴 등 불가피한 상황 때문에 학교 생활을 포기한 경우도 있지만 유독 세종시가 학업중단율이 높은 이유가 궁금하다. 급기야 지역 교육계와 정치권에선 고교생 학업중단율을 낮추기 위한 대안 마련을 교육 당국에 주문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세종시교육청이 최근 2년간 세종시에서 학업을 중단한 학생 비율이 2년 연속 0.38%로 낮게 나타났다는 자료를 내놓은 것이 화근이 됐다. 학업중단율 0.38%는 의무교육 대상인 초·중학생까지 포함시킨 것으로 단순 수치만 낮춰 학업중단율의 우수성을 알리려다 들통이 난 것이다. 부족한 대안교육이나 숙려제에 대한 보완은커녕 자화자찬성 자료를 내놓은 것이 역으로 비난을 자초한 형국이 됐다.

화를 부른 건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 1월에도 세종지역 고교 신입생 배정 오류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이때도 세종시교육청은 시스템에 의한 오류라고 우기다가 뒤늦게 직원의 실수를 인정했지만 지역사회의 거센 비난을 피하진 못했다. 일만 터지면 방어하고 덮으려 하는 눈 가리고 아웅 식이어선 안 된다. 변명을 자주 하면 신뢰를 잃게 됨은 자명한 일이다. 세종시교육청이 명품도시의 위상을 떨어뜨리고 있지 않은지 곰곰이 되짚어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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