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석이 된 대전시티즌 대표이사 후임 물망에 지역 정치인이 거론되자 지역 체육계가 불편한 심기를 내보이고 있다.

김호 전 대표이사가 불명예스럽게 퇴진한 이후 운영 쇄신과 개혁, 새 리더십에 대한 여론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또다시 `보은 자리`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8일 지역 체육계에 따르면 후임 대표이사 하마평에 정치인 전 대전시의원 S씨와 전 국회의원 S씨가 자천타천거론되고 있다. 이들 정치인 외에도 지역 고교 이사장, 허정무·신문선 등 전 축구 감독 등 6명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전 시의원 S씨는 지난 해 6·13 지방선거에서 자치구청장 후보 경선에서 낙마했다 지난 1월 지역구 국회의원 상근특보로 임명돼 정치 활동을 재개했다. 구단주인 허태정 대전시장 후보 캠프에서 유세단장도 맡아 당선에 일조했다. 전 국회의원 S씨는 2016년 국민의당에 합류해 총선을 치렀다. 최근 민주당 복당이 불발됐지만 민주당 인사들과 지속 교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7일 대전시티즌 홈 개막전에도 이들 정치인 모두 참석하면서 후임 대표이사 인선과 무관치 않은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지역 체육계는 후임 대표이사 인선 하마평을 두고 곱지 않은 시선을 내보이고 있다.

정치와 체육을 분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이 올 연말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시민구단인 대전시티즌도 같은 맥락에서 인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지역 축구계의 한 관계자는 "시민구단인 대전시티즌이 그동안 부실·방만 경영 오명을 받고 선수단 관리에서도 시민 신뢰를 얻지 못하면서 쇄신과 개혁에 대한 요구가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이라며 "대구FC 조광래 감독의 사례를 보면 사업가나 경영인 등 출신과는 무관한 인물론이다. 경영능력을 봐야한다"고 말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정치인은 후임 대표이사 인선 원칙에 맞지 않다"며 "경영 능력에 무게를 두고 인물을 물색 중"이라고 말했다. 후임 대표이사는 이르면 26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내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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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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