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는 정부와 재계의 소통창구로서, 국내 경제계를 대표하는 경제단체다. 대기업과 중견기업,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 규모를 떠나 기업과 상공인 모두를 아우른다. 대한상의가 국내 경제계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독보적이다. 대통령의 해외순방에 늘 동행하고, 정부의 정책결정은 물론 정계, 학계, 노동계 등 주체가 경제현안에 대한 논의가 필요할 때마다 대한상공회의소와의 간담회를 청한다.

국내 경제단체의 시초 역시 대한상공회의소다. 1882년 함경남도의 작은 항구도시 원산에서 일본과 청나라 등 열강들의 상권 침탈에 맞서기 위해 상업회의소가 결성됐고, 2년 뒤 대한상공회의소의 전신인 한성상업회의소가 설립됐다. 그해가 고종 21년 갑신정변(甲申政變)이 일어났을 때니, 가히 유구한 역사를 자랑한다. 오랜 세월동안 선인들의 노력이 더해져, 지금은 전국에 설립된 73개 상공회의소의 맏형이자 18만 회원사를 대변하는 경제기구로서 국내 경제의 보배로 자리 잡았다.

한편, 세종상공회의소는 전국 73개 상공회의소 중 가장 늦게 설립됐다. 지난해 3월 9일 창립총회가 개최되어, 이번 달은 창립 1주년이 되는 달이다. 지난 1년 동안, 세종상의는 말 그대로 숨 가쁘게 달려왔다. 세종경제포럼 발족을 시작으로 기업인의 날 행사, 신년교례회 등 지역을 대표하는 수많은 행사를 개최했고, 우리 기업과 함께 소통하고 땀 흘리며, 다양한 사업을 펼치기 위해 노력했다. 최근에는 세종시민을 위한 국가자격시험 상설시험장을 최초로 설치하고 운영을 시작했다.

세종시가 특별자치시로 출범한 지 6년여 만에, 대전에서 분리되어 세종지역만을 관할하는 독자적인 상공회의소가 설립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세종상의 설립에 대한 당위성은 충분했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실질적인 행정수도 세종특별자치시라는 명분이 있었고, 기업인을 대변할 기구가 전무했던 만큼 세종지역 상공인 모두의 염원이 있었다.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 등 경영환경이 어려워지는 만큼, 기업과 소통할 주체가 더욱 절실했다.

그동안 세종시는 과거 조치원을 비롯해 공주와 청주의 일부지역이 하나로 묶이면서 토착기업과 전국 각지에서 옮겨온 이전 기업이 혼재했다. 하지만 세종상공회의소가 구심점이 되어, 업종과 규모, 전통과 신생, 토착과 이전기업 등 구분을 막론하고 많은 기업이 회원으로 참여하며, 기업의 하나된 목소리를 담기 시작했다.

이제 1년이 지났다. 첫걸음도 지났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세종상의에 기대하는 지역의 바람에 부응할 수 있어야 한다. 스마트시티 세종의 비전을 이끌고, 행정수도로서 정부부처와 다양한 국책연구기관이 들어선 특수성을 지역 발전에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기업을 축으로 경제의 기틀을 세울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도 마련해야 한다.

물론 아직 부족한 게 많을 수 있다. 서울 또한 처음부터 수도가 아니었다. 평양, 부여, 경주, 개성을 거쳐 한양(漢陽)이 수도가 될 때까지 대한민국의 중심은 변화를 거듭해왔다. 135년 전의 상업회의소가 대한상공회의소로 거듭나 현재 대한민국 경제계의 중심이 되었듯이, 2018년의 세종상공회의소가 훗날 새로운 수도 세종시의 기반이 되는 날이 올 때까지 우리의 작은 날갯짓은 계속 될 것이다.

이두식 세종상공회의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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