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사돈 (주)예람대표, 아내 박경자 씨 인터뷰

"행복 공식에서 `나눔`이 없으면 행복이라는 답이 나올 수 없습니다."

나눔을 위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지금의 (주)예람을 설립한 강사돈(52) 대표는 자신의 기부 철학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대전 아너소사이어티 6호 회원으로 수년째 기부와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강 대표의 사무실 한쪽 벽에서는 `기업이념 세 번째, 나눔:기업의 이익을 가치 있게 나누고자 합니다`라는 문구를 찾아볼 수 있다. 지난 11일 만난 아너소사이어티 부부회원인 강 대표와 아내 박경자(51·대전 아너소사이어티 67호) 씨는 나눔 없이는 행복을 느낄 수 없는 사람들이었다.

강사돈 대표는 1999년 전기 관련 회사를 그만두고 (주)예람을 설립했다. 적극적으로 기부를 하고 싶었지만 당시 직장에서 받던 월급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청각장애인들을 위해 무료로 수화통역 봉사활동을 하던 아내 박 씨도 남편의 마음을 이해하고 흔쾌히 결정을 받아들였다. 강 대표는 "주변의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었지만 당시 받던 월급으로는 어림없었다. 나눔에 뜻이 있던 대학 후배들과 마음을 모아 창업을 결정하게 됐다"고 떠올렸다.

좋은 취지를 갖고 창업에 뛰어들었지만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그는 "사실 남을 돕고자 하는 의욕만 앞섰지 재정적으로 너무 힘들었다"며 "3년이라는 힘든 시간이 지난 후에야 성장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쉽지 않은 시기, 부부는 서로의 버팀목이 됐다. 강 대표는 무료 봉사활동을 하며 어려운 이들을 돕는 아내를 보며 힘을 냈다.

강 대표는 지금도 힘들었던 시절을 떠올리며 매주 월요일 직원들과 도시락을 먹으며 점심시간을 보낸다. 그는 직원들과 함께하는 자리에서도 나눔을 강조하며 적극적인 기부, 봉사활동을 권한다. 직원들도 나눔이 기업의 기본정신이기 때문에 누구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인다. 강 대표는 "직원들과 매달 한 번씩 중증장애인 요양시설에서 목욕, 청소, 식사보조 등 봉사활동을 진행한다. 5년 전부터 고정적으로 가다 보니 봉사활동이 직원들의 몸에 배어있다"고 자랑했다. 직원들은 반복되는 봉사활동에 힘들 법도 하지만 그런 내색 없이 오히려 감사함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이제는 설명 하나 없이도 맡은 봉사활동을 완벽하게 일을 해내는 모습에 장애인 시설 직원들도 항상 고마움을 전해온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직원들도 자신들의 도움을 받고 행복해하는 사람들을 보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에 고마움을 표현한다"고 말했다.

강사돈 대표는 직원들과 봉사활동을 해오며 회사차원의 기부도 병행했다. 임직원들과 강 대표가 한마음 한뜻으로 기부금을 모금해 매년 연말에 기부도 진행하며 (주)예람 이름으로 매년 정기적인 기부도 한다.

강 대표와 아내 박 씨는 봉사활동을 하며 느낀 감사함을 또 다른 기부, 봉사를 위한 원동력으로 삼는다고 설명했다. 박 씨는 "봉사활동을 가서 마주하는 사람들은 모두 병실에 누워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들의 소원은 무엇일까?"라며 질문을 던졌다. 곧바로 질문에 "아마 일어나서 밥먹고 화장실가고 한번이라도 걸어보는 게 소원일 것 같다"며 "우리는 지금 살아 숨 쉬는 이 자리가 감사하고, 어려운 이웃들과 나누고 공유할 수 있는 사실에 감사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나누면서 살아가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말했다. 박 씨는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모두 한 몸으로 이어져 있다. 우리 몸에서 손끝만 다쳐도 쓰라리고 아픈 것처럼 한 사람이 아프면 다 아프다. 아픈 사람들을 찾아 치료하고 도와주는 게 인지상정이다"고도 표현했다.

부부는 건강한 사회를 위해, 어두운 그늘에 가려진 이웃들을 위한 기부와 봉사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대표와 박 씨는 나눔 활성화에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다. 부부는 "우리 사회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일은 혼자서 하기에는 벅차다. 혼자서는 지속할 수 없다"면서 "오랜 봉사, 기부활동을 통해 느낀 점은 `같이해야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주변 사람들에게 봉사활동을 권하고 아너소사이어티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강 대표는 기부문화 정착을 위한 사회 구성원들의 역할에도 소신을 갖고 있었다. 그는 "대전 시민들이 기부·봉사활동에 좀 더 관심을 갖고 지켜 봐주는 게 큰 의미가 있다"며 "최근 기부포비아 등 기부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들이 늘어났지만 이는 올바른 기부문화가 정착하는 하나의 과정이므로, 바로잡기 위해 지적하고 기다리는 일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강 대표 부부의 행복공식에는 나눔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들의 나눔은 남을 위한 것이 아닌 자신을 위한 것이었다. 그들은 타인을 돕고, 타인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며 자신도 행복감을 느끼는 `진정한 나눔`을 행하고 있었다. 강 대표는 "주변의 나누는 방법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기 때문에 계속해서 기부, 봉사활동을 알리고 권할 것이다"며 "서로가 조금씩 약자에 대한 인식을 가지고 몸으로 실천한다면 다른 나눔으로 파생되고 확대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주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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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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