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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프리즘] 차기 대선(大選)의 화두(話頭)

2019-03-13기사 편집 2019-03-13 08:5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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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 합병증으로 눈이 보이지 않으면 안과에 가야하지만 근본 치료를 위해 내과에서 당뇨병을 고쳐야 한다. 최근 환경부 '블랙 리스트' 사건을 보고 시중에서 "권력은 다 같다"는 탄식이 흘러나온다. 박근혜 정부를 문체부 '블랙 리스트' 적폐로 공격하며 갈아엎은 문재인 정부에서도 비슷한 적폐가 계속됐다면 사람이 문제인지 법·제도가 문제인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6명의 대통령 중 1명은 17년형으로 구속수감 후 사면됐고 (노태우) 2명은 여전히 수감 중이거나 재판 중이다(이명박, 박근혜). 1명은 비극적 최후를 맞이했고(노무현) 2명은 아들(들)이나 친인척들이 임기 중 구속됐다(김영삼, 김대중). 1987년 이후 모든 대통령이 불행했다. 상식을 가진 사람이면 "이게 나라냔" 탄식이 나와야 한다. 6번 모두 좋지 않게 끝났다면 지금 문재인 대통령 또한 앞으로 대통령 되겠다는 사람을 위해서라도 제왕적 대통령제는 '리콜'해야 한다.

한국에서 새 대통령 취임과 함께 임명할 수 있는 자리는 7000개 간접적으로 2만-3만개나 된다. 미국 대통령에 비해 약 3-4배에 달한다. 라디오 방송 진행자, 경마장 관리하는 마사회장, 종합제철소 사장 마지막으로 국무총리까지 한 대통령의 사람들이 차지하는 나라가 선진국인지 생각할 때다. 정권이 바뀐 다음 낙하산 인사는 전 세계 어느 나라나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소위'낙하산'은 정부, 산하기관만 아니고 국민 경제에 영향력이 큰 공기업과 금융계 나아가 민간 회사에까지 착륙하고 있다. 정치줄 타고 내려온 낙하산 인사들은 전문성이 낮아 대정부 민원 창구 역할이 주요 임무다. 과도한 대통령 인사권은 대통령 선거를 목숨 건 게임이 되게 하고 '드루킹' 같은 터무니없는 정치 브로커들도 활동할 수 있는 음습한 공간도 만든다. 대통령 선거가 끝나면 공신들에게 원하는 자리를 줘야 하니 소위 '적폐식' 방법도 동원될 수밖에 없다. 최근 불거진 환경부 '블랙 리스트' 사건도 그 연장선에 있다. 분권·협치가 우선되는 선진정치를 위해 과도한 대통령 인사권은 제한해야 한다.

두 명 전직 대통령이 구속되거나 재판을 받고 전임 대법원장이 구속된 나라는 정상국가라 할 수 없다. 우파건 좌파건 1987년 이후 집권세력은 국가 시스템, 즉 헌법을 바꿀 생각은 하지 않고 절대 권력이 주어지면 그 전리품을 즐기기만 했다. 모든 대통령들이 선거 공약에는 개헌을 말했지만 실천되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다. 앞으로 대한민국은 극한 대립, 전 정권의 모든 것을 적폐로 치부하고 죽이고 파괴해야 내가 사는 극한 정치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 지금 문재인 정권도 3년 뒤 또 적폐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지나친 대통령 권력은 과도한 국가주의로 연결된다. 과잉 국가주의는 자연스럽게 과잉 규제로 이어진다. 비만을 막겠다고 '먹방'을 규제하고 외모 지상주의를 고치겠다고 걸 그룹도 규제한다. 주민통제에 있어 남북한은 한 형제임을 알려주는 사례들이다. 한국의 GDP규모는 세계 11위지만 규제 순위는 95위로' 안돼! 공화국'이라고 한다. '국가주의 해체 담론'은 개헌을 현실적 목표로 다음 2022년 대선에서 공론화되어야 한다.

은행에서 번호표 뽑는 단순한 기계 하나로 창구의 혼란과 무질서는 극적으로 줄어들었다. 총리를 국회에서 선출하고 내각 구성을 (부분적으로) 할 수 있게 해도 대한민국은 극적으로 달라질 것이다. 이젠 분권과 협치를 논해야 한다. 하지만 절대 권력을 늘 탐하는 정치인들에게 이 문제를 맡겨놓을 수 없다. 가장 낙후된 분야인 '한국 정치'에 나와 내 후손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 즉 국민들이 깨어 있어야 한다.

2022년 대통령 선거 화두는 개헌과 분권, 협치의 '7 공화국'이 되어야 한다.

강병호(배재대학교 미디어콘텐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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