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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이야기] 페터 춤토르

2019-03-13기사 편집 2019-03-13 08:5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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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대전이 한국 건축계에서 시선 집중을 받은 사건이 있었다. 2009년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 우는 프리츠커상 수상으로 세계건축계를 놀라게 하며 등장한 스위스의 건축가 페터 춤토르가 대전시립미술관을 방문했기 때문이다. 한국건축계 특히 대전지역 건축사들에겐 대사건 이라고 할 수 있었다. 사전예약이 시작되기도 전 미술관 예약서버가 다운됐을 정도였다. 건축사로서 며칠 동안 뿌듯하고 그렇게 기쁠 수가 없었다. 대전이 건축계에서 화제가 되었던 적은 '93엑스포' 이후 처음인 것 같다. 그만큼 대전은 대한민국 건축계에서 변방에 속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 대전에 페터 춤토르는 시사 하는 바가 큰 건축가이다. 그의 사무실은 스위스의 작은 시골동네인 할덴슈타인에 있다. 작은 소도시에 살며 인근 주변에 중소규모의 작업을 해온 말 그대로 동네 건축가 이었다. 스위스 인근의 노르웨이와 독일 쾰른, 오스트리아 브레겐츠라는 도시에 작업한 것 외에는 그가 사는 소도시 인근에 한 작업이 대부분인 건축가 이다. 최근에야 미국 LA와 한국 등 스위스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의 나이는 76세다. 이런 이유 때문에 그를 은둔형 건축가라고 부르기도 한다. 작품수가 많지 않고 크고 화려하지 않지만 그의 건축은 큰 감동을 선사한다. 지역의 재료와 분위기를 잘 반영한 설계로 많은 이의 공감을 사고 있다. 그는 설계 일을 맡기기 가장 어려운 건축가로도 유명하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도 그에게 사옥 설계를 의뢰했으나 거절당했다고 하는 이야기가 있다. 그런 그가 수원에 위치한 남양 성모성지에 작은 경당 설계를 수락한 일화는 유명하다. 아무리 많은 돈을 준다고 해도 그는 본인이 생각하기에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이 아니면 거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설계기간도 보통 수년씩 걸린다고 한다. 그러니 어렵게 설계를 맡겨도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시간을 인내 할 수 있어야 한다. 시간에 치이고 돈에 휘둘리는 대전의 건축사들에겐 정말 꿈 같은 이야기 이다.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내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과 비용 속에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충분한 시간을 들여 고민한 건축물이 요즘 전 세계의 건축가들을 감동시키고 있다. 대전건축사협회에서는 해마다 해외 건축물을 답사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페터 춤토르의 건축물들을 답사할 예정이다. 그가 살고 작업하는 지방 소도시에서 그가 읽어낸 지역성들을 어떻게 건축에 반영하고 있고 그 결과물들이 지역에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는지를 체험하고 올 것이다.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서 대전지역의 건축사들이 얻은 교훈과 감동은 지역 건축물을 설계 할 때 녹아 들어가 대전 건축의 발전에 분명 일조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페터 춤토르와의 대화를 통해 지역의 건축계를 고무시켜주신 대전시립미술관 선승혜 관장에게 대전건축사들을 대신해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조한묵 대전시건축사회 부회장·건축사사무소 YEHA 대표 건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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