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노미술관 전경 [사진=대전일보DB]
이응노미술관 전경 [사진=대전일보DB]
대전시가 고암이응노미술문화재단 대표이사(관장) 채용 공고를 2차례 연기한 가운데 특별한 사유를 밝히지 않아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선희 대전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지난 5일 파리에 거주중인 박인경 명예관장을 만난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8-11일 사이 공고를 낸 뒤 4월 중순까지 관장 선임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시는 이지호 전 관장이 1월 31일자로 퇴임하자 2월 12일쯤 관장 채용공고를 낼 계획이었지만, 한 국장이 파리 출장 후 채용공고를 내겠다고 밝힘에 따라 보류했다.

하지만 12일 현재까지도 시 홈페이지에는 관장 채용 공고가 올라와 있지 않은 상태다.

이응노미술관 관계자는 "대전시에서 조금 더 지켜보자고 해서 공고를 올리지 못했다"며 "채용공고가 늦어지는 이유에 대한 설명은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시가 이처럼 관장 선임에 뜸을 들이는 이유는 최근 대전예술의전당 관장 채용을 둘러싸고 불거지고 있는 각종 잡음, 의혹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역예술인들의 바람대로 예당 관장을 지역출신 인사로 낙점했지만, 대전시립미술관 등 외부출신 인사를 기용했을 때보다 잡음이 많고, `관장 자질` 및 `관장 바꿔치기` 의혹까지 거론되면서 지역출신 인사 낙점에 따른 셈범이 복잡해 졌기 때문이다.

한선희 국장이 박인경 명예관장과 만남을 가진 후 국제 교류 등 국제화 역량을 강조하고 나선 것도 이전과 달라진 양상이다. 한 국장은 2020년까지 미국, 중국 등 유명 미술관장과 큐레이터가 참여하는 `이응노 소장품 특별전시회 개최`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는 외국어 능력과 국제화 능력을 갖춘 인사를 관장으로 뽑겠다는 의미와 일맥상통한다. 조만간 발표 예정인 관장 채용 공고 자격조건에 외국어 (영어 또는 불어)능력과 국제화 능력(해외 전시 개최 경험, 해외 전시 교류사업 등) 등이 포함될 것으로 확실시 된다.

지역 미술계 인사는 "이응노 미술관장이 지역출신 인사로 낙점되려면 누구도 반박할 수 없을 정도의 무게감과 스펙, 언어와 국제 경험까지 두루 갖춘 인사여야 하는데, 과연 이 조건에 해당될 수 있는 지역 인사가 몇이나 되겠냐"며 "시가 시간을 벌면서 외부 인사를 추천받지 않겠냐"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이 기간에 대전예당관장을 비롯해 대전문화재단(본부장), 대전시립무용단(예술감독) 등 인사요인이 많아 시간을 두는 것일뿐 별뜻은 없다"며 "이달말 공고하면 5월쯤에는 선임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원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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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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