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울란바토르 주변에 설치된 한국 이마트의 비닐하우스 농장 내부(2017년 3월). [사진=대전일보DB]
몽골 울란바토르 주변에 설치된 한국 이마트의 비닐하우스 농장 내부(2017년 3월). [사진=대전일보DB]
우리나라에서 벼가 자라고 있는 논과 비닐하우스가 늘어선 모습은 익숙한 풍경이다. 몽골에서는 넓은 초지에 양, 소, 말이 풀을 뜯는 장면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장면이다. 우리의 주식은 쌀이고, 몽골사람들의 주식은 양고기이기 때문이다.

몽골의 농업은 수천 년의 역사 동안 가축을 방목하며 초지를 따라 거주지를 이동하며 목축하는 유목민의 문화를 가지고 있다. 이에 몽골은 유목문화로 인해 한 곳에 거주하면서 농작물을 재배하는 농사 문화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몽골인들은 최근에야 그들의 주식인 고기가 자신들의 건강에 위협이 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야채 생산과 소비를 늘리고자 하지만, 몽골사람에게는 농사는 익숙하지 않은 외래 문화와 같은 것이다.

몽골은 5-9월을 제외한 나머지 겨울 기간은 노지재배가 불가능하며, 겨울 기온은 영하 40도 정도이다. 또 강한 모래바람으로 비닐하우스의 내구성도 확보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만약 열악한 환경을 극복할 수만 있다면, 몽골농업은 세계 최고의 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배경이 될 수 있다.

몽골 식품농경공업부에 따르면, 2017년 비닐하우스 설치 면적이 75만 9000㎡에 이르고, 5140톤의 야채를 수확했으며, 2020년까지 25만㎡ 면적에 비닐하우스 2500개와 5만㎡ 면적에 유리 온실을 계획하고 있으며 겨울용 온실의 전기요금 면제 또는 경감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비닐하우스에서 농사를 짓는 것은 경험, 기술과 자본이 필요하다.

한국정부는 여러 사업을 통해 몽골에 비닐하우스 기술을 전수해 왔으나, 성공적이지 못했다. 그 이유는 기술을 전수받는 몽골인들이 농사문화에 익숙하지 못한 탓과 한국에선 성공적인 비닐하우스 기술이 몽골 현지 환경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국산 유리온실이 국내에서 외면 받고, 선진 외국 제품의 이용률이 높은 것을 보면 한국 시설농업은 아직 갈 길이 멀다. 농업은 농사에 적합한 자연환경에 의존하는 산업이 아니라 고도의 최신 첨단 기술이 신속히 도입되는 자본집약적 산업으로 변모했다. 특히, 4차산업혁명 기술로 대변되는 인공지능, IoT, 빅테이터, 드론기술 등이 그야말로 농업혁명을 주도하고 있다.

한편 아무리 고도화된 최신 농업 설비도 전기와 에너지 없이는 가동할 수가 없다. 몽골에서는 시설농업용 난방을 위해 석유와 석탄 등의 화석 연료를 사용하고 있으며, 각종 농기계를 사용하기 위해서도 석유가 필요하다. 이는 지구온난화를 가속시키고 있어 농업에 재생에너지 도입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할 시점이다.

특히 수소 자원 확보는 전세계적인 이슈다. 지난 1월 울산에서 정부의 수소경제 선언에도 불구하고 수소확보 방안이 구체적이지 못하고, 석유화학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수소만으로 수소경제로의 전환은 어렵다.

그 대안으로 몽골의 풍부한 갈탄에서 수소를 생산, 액화해 육로를 통해 수입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또 수소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몽골의 더 넓은 땅에 비닐하우스, 유리온실 등 시설을 건설하고, 공급해 농작물 생산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도 있다.

우리나라에는 기술과 자본이, 몽골에는 넓은 토지와 자원이 있다. 국토, 자원, 인구, 자본, 기술이 상반되는 두 국가 구조는 상부상조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두 나라가 오랫동안 친분을 쌓고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을 통해 협력하면 양국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몽골사람들은 한국을 `솔롱고스(무지개가 뜨는 나라)`, 그리고 `어머니의 나라`라 부른다. 우리에게는 그들이 희망인 기술과 자본이 있고, 중앙아시아에는 우리에게 필요한 에너지와 식량, 잊혀진 역사와 유전자가 같은 사촌들이 있다.

다가올 인류 100억 시대를 맞아 몽골과 중앙아시아로 통하는 신실크로드를 개척해 우리나라의 생존에 필요한 에너지와 식량을 동시에 확보하는 전략을 고민할 시기이다. 또한 정부의 신북방정책을 실효성있는 정책으로 승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이지현 (주)삼원밀레니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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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울란바토르 주변에 설치된 한국 이마트의 비닐하우스 농장 전경(2017년 3월). [사진=대전일보DB]
몽골 울란바토르 주변에 설치된 한국 이마트의 비닐하우스 농장 전경(2017년 3월). [사진=대전일보DB]
이지현 (주)삼원밀레니어 대표
이지현 (주)삼원밀레니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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