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본 -고길숙, in a hotelroom, 2017, video-performance, 8min 26sec
사본 -고길숙, in a hotelroom, 2017, video-performance, 8min 26sec
지역 미술계와 한국 현대미술에 유의미한 담론을 만들어 내왔던 청주 우민아트센터가 소장품 기획전인 `2019 우민보고`를 연다.

지난 4일을 시작으로 오는 4월 20일까지 우민아트센터 전관에서 개최되는 이번 소장품전에는 손부남, 노상균 등 총 8명의 작가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유행에 편승하지 않고 자신만의 작업세계를 펼쳐온 손부남 작가는 `황폐함에 어루만지다` 작품을 통해 세월에 의해 제 쓰임을 다하고 흔적만 덩그러니 남은 사물에 새로운 의미를 덧입힘으로써 사물의 내면에 천착한다.

스팽글이라고 부르는 시퀸(sequin)을 활용한 작품으로 국내외에서 명성을 얻고 있는 논산출신 노상균 작가는 지난 2018년 그린 라이트 라인즈(Light Lines)을 통해 지문과 자연, 우주공간이 혼재된 새로운 시각 경험으로 끝없이 상상력을 확장한다.

연극적 연출과 공간개념을 이용한 작품을 주로 만든 권재현 작가의 `얼굴없는 남자`는 관람자로 하여금 다양한 상상력을 배가시킨다.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의 모습을 찍는 사진작가 홍진훤은 서해안고속도로, 군산휴게소에 있는 밤의 풍경이 담긴 `마지막 밤(들) #01`을 통해 휴게소 이면의 모습을 이야기한다.

강홍구 작가는 2014년 찍은 `미천 MiChun 1`을, 고길숙 작가의 지난 2017년 촬영한 8분 26초짜리 영상 `In a hotelroom`은 전시장 한켠에서 상영된다. 그의 작업은 일상의 인간관계 속에서 침묵되어지는 (혹은 침묵되어지기를 원하는) 은폐된 보편성을 노출시킨다.

또 송상희 작가가 2007년 만든 13분 57초짜리 애니메이션 `제16권`도 볼 수 있다. 송상희 작가의 `변신이야기 제 16권`은 그리스 전설을 바탕으로 우주의 생성과 변천, 그리스 로마의 역사적 인물들의 변신을 그린 대서사시이다. 이 작품에서 그는 석유자원을 획득한 인간의 무자비한 탐욕에 대한 자연의 경고를 독특한 시각으로 담고 있다.

다양한 오브제와 언표들을 상황에 따라 전개해 작가만의 미적 감정 혹은 심리상태를 설치작업으로 표현하는 이충우 작가는 2015년 석고로 만든 `특이한 대상들`을 통해 창작활동의 과정에서 발생한 고민 사항들과 재현의 대상을 표출하는 방법에 관한 이야기 텍스트를 오염되지 않은 안료를 사용해 선별된 감각적인 색들로 재현한 일련의 작업을 보여준다.

원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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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부남, 황폐함에 어루만지다, 2015, Mixed media on Euroform, 140x50cm (each)
손부남, 황폐함에 어루만지다, 2015, Mixed media on Euroform, 140x50cm (each)
노상균, Light Lines, 2018, acrylic, phosophorescent pigment on canvas, 218x218cm
노상균, Light Lines, 2018, acrylic, phosophorescent pigment on canvas, 218x218cm

원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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