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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광장] 자치단체장의 권한 그리고 정치적 역할

2019-03-08기사 편집 2019-03-08 07:5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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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통 '유성 5일장' 존폐 논란 휩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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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장(五日場)은 말 그대로 닷새마다 서는 시장을 일컫는다. 조선 초기 일정한 날짜와 장소에서 농산품 등 생산자들의 물품을 교환하던 장시(場市)에서 역사를 찾을 수 있다. 장시는 보통 5일마다 5개 고을을 이동하며 열렸고 현재의 전통 오일장으로 이어졌다. 오일장은 오랜 시간을 거치며 단순 물건을 사고파는 장소를 넘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주는 소통의 공간으로 자리매김 했다. 딱히 사려는 물품이 없어도, 비싸거나 많은 물건을 구매하지 않아도 삶의 활력을 얻게 되는 게 오일장이다. 그곳은 또 서민의 애환이 서린 곳으로 대표된다.

대전에는 유성 오일장과 신탄진 오일장이 그 명맥을 잇고 있다. 먼저 유성 오일장은 유성구 장대동에 위치해 있으며 100년 역사를 자랑한다. 매월 4일과 9일, 14일, 19일, 24일, 29일에 열리는 유성 오일장은 1916년 10월 15일 최초 개장된 이래 장대동 191번지 장옥을 중심으로 세를 확장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충남 공주, 논산, 금산, 충북 옥천 등 인근 자치단체에서 생산되는 농산물 직거래장터로도 유명하다. 이 곳 5만 2707㎡의 부지에는 점포가 400여 개에 달하며 장날이면 그 일대의 공터와 골목에까지 좌판이 벌어진다. 대전시민뿐만 아니라 옥천, 공주, 조치원, 금산, 논산 등지에서 이곳을 찾고 있으며 장날이 서면 1만 명 이상이 찾아 발 디딜 틈 없이 북새통을 이룬다. 대덕구 신탄진동에 위치한 신탄진 오일장은 매월 끝자리가 3일과 8일에 열려 38장이라는 이름도 갖고 있다. 신탄진 오일장은 50년의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최초 개장된 이래 신탄진역을 중심으로 규모를 키워왔다. 세종, 청주, 문의 등 인근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수산물이 주로 거래되며 150여 개의 점포가 오일장에 참여한다. 장날이 서는 날이면 3000명 이상이 찾고 있다.

이 가운데 100년 전통을 자랑하는 유성 오일장이 존폐 논란에 휩싸였다. 유성 오일장이 속한 장대B구역이 재정비 촉진지구에 지정되면 서다. 현재 재개발을 추진하려는 측과 오일장을 보존해야 하는 측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장대B구역 재개발 조합설립추진위원회'(추진위)는 사업 구역 내 상가형태 건물을 조성해 유성 오일장의 명맥을 이어가겠다는 주장이지만, 반대 목소리를 내는 '장대B구역 재개발 해제 주민대책위원회'(대책위)는 100년 전통이 사라지는 것과 함께 생존권이 걸린 문제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추진위 관계자는 "재개발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 유성 오일장의 명맥을 유지하겠다는 계획은 당연한 것이다. 재개발사업은 유성 오일장을 재탄생시키겠다는 것이지 절대 없애겠다는 것이 아니다"면서 "구체적인 사업방향은 시공사 선정 후 대전시, 유성구, 시장 상인들과의 협의를 거쳐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대책위 관계자는 "재개발 사업 찬성론자들이 말하는 유성 오일장 이전 계획은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내용이다. 지역을 대표하는 유성시장의 오일장을 보존해야"며 "시장기능을 대체하겠다는 상가부지나 천변공원 활용은 전혀 어림도 없는 얘기"라고 반박했다. 이처럼 재개발을 추진하려는 추진위 측과 이를 막겠다는 대책위 간 갈등은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한 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조합설립 허가권자인 유성구의 역할 론이 대두되고 있는 이유다. 당장에 추진위의 조합설립 신청을 반려한 상태이지만 재개발사업으로 촉발된 상인, 주민 간의 갈등은 봉합을 하지 못한 상태다. 상황이 이렇자 유성구가 중재에 나서 사업 추진의 향방을 가르고, 갈등 봉합에 나서야 한다고 추진위와 대책위 모두 입을 모은다. 재개발을 통해 점차 낙후돼 가는 유성시장 일원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측과 수십 년 간 이어온 삶의 터전이자 지역을 대표하는 전통시장을 보존해야 한다는 측의 명분과 당위성 모두 충분해 보인다. 그러기에 유성구의 중재역(仲裁役)이 더욱 부각된다. 나아가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사업 시행 인가권한을 쥐고 있는 대전시도 갈등 중재자로 나서야 할 것이다. 맹태훈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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