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Brigitte Lacombe 제공
사진=Brigitte Lacombe 제공
2009년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Pritzker Architectural Prize)` 수상자로 한 사람의 이름이 호명됐다.

그의 이름은 스위스의 작은 마을 할덴슈타인에서 작업하는 건축가 페터 춤토르(76).

렘 쿨하스, 장누벨 등 프리츠커 상의 역대 수상자와 비교했을 때 그의 수상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세계 곳곳을 누비며 자신의 작품을 남기는 건축가도 아니요, 그렇다고 그가 설계한 건축물이 많았던 것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시골 마을에 운둔하는 작업 스타일로 `건축계의 은둔자`라는 수식어가 따랐던 그다.

당시 심사위원단은 이런 그를 향해 "자신의 마음을 움직이는 프로젝트만 맡고, 일단 맡으면 마지막 디테일까지 헌신을 다하는 건축가"로 평했다.

`돈으로 움직일 수 없는 건축가`라는 칭호를 받는 페터 춤토르가 오는 9일 대전을 찾는다. 한국은 2014년 국내 천주교 성지인 경기도 화성 남양성모성지 내 작은 경당 건축을 위해 방문한 이후 2번째요, 대전은 첫 방문이다. 아무런 연고도 없는 대전 방문은 선승혜 대전시립미술관장과 맺은 돈독한 인연이 계기가 됐다.

춤토르는 이날 오후 3시 대전시립미술관 1층 대강당에서 `분위기:페터 춤토르와의 대화`를 개최한다. 일방적인 강연 및 특강이 아닌 선 관장과의 대담 형식으로 진행된다.

그는 2015년 한 언론 인터뷰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무엇을 배려할 것인가"라고 반문해 화제를 모았다. 자신을 드러내는 `나르시즘 건축`이 아닌 주변의 사물, 공간의 소리, 친밀함의 수준 등 다양한 변수들을 고려해 건축물을 설계함으로써 본질적인 가치에 의미를 둔다.

이날 대담회에서는 그동안 책으로만 접했던 춤토르를 지근거리에서 만나 작품철학을 공유하고 교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선승혜 대전시립미술관장은 "페터 춤토르 작품의 가장 중요한 점이 `지역성`인데 건물이 지어지는 지역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정적이고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공간을 새롭게 창출한다"며 "지역성이란 그 지역의 역사와 삶을 담은 유일한 것으로 이번 대담이 시민들과 가치를 공유하는 공감미술의 장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 참가비는 무료이다. 참가 신청은 8일까지 대전시립미술관 홈페이지에서 선착순으로 신청하면 된다.

원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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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립미술관 브리지트 라콤 제공
대전시립미술관 브리지트 라콤 제공

원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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