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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 양성평등 모델도시 대전시를 꿈꾸며

2019-03-06기사 편집 2019-03-06 08:4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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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지정책담당관이 뭐하는 곳이예요?", "19금 야동 단속하는 일을 하나요?"

대전시가 올 들어 조직개편을 단행해 '성인지정책담당관'을 신설하자 몇 몇 시민들로부터 부서명칭을 묻는 문의가 쇄도했다. 시민들의 관심에 신설조직에 대한 홍보가 시급하다는 책임감과 함께 행정이 시대의 흐름에 허둥지둥 뒤따라가지 않고 보조를 맞춰 다행이라는 안도감이 교차했다.

부서장인 담당관은 조직개편의 실질적 효과를 높이기 위해 공개모집을 통해 최근 외부전문가를 영입했다. 소관 실·국은 그간 현장중심의 복지국에서 맡았으나 정책추진의 동력을 고려해 기획조정실 산하에 두었다는 점도 기대감을 높인다.

시가 용어도 생소한 성인지정책담당관을 신설한 이유는 최근 사회쟁점으로 부각되는 성차별을 비롯해 미투운동, 위험수위의 가정폭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성인지(性認知)'는 실생활에 고착된 여성과 남성의 사회문화적 차이와 불평등을 공감·인정하고 이를 해소하려는 관심과 태도라고 보면 된다. 어떠한 사안이 특성 성(性)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하지 않은지, 편향된 고정관념은 없는지 고찰하는 것도 '성인지'의 시발점이다.

성인지정책담당관은 의도치 않은 성차별이 나타나지 않도록 여성과 남성의 요구를 고르게 반영해 정책을 수립하는 일을 한다.

마침 시 성인지정책담당관이 본격 출범하는 시기에 UN이 정한 '세계여성의 날'(3월8일)을 맞게 돼 각오를 다시금 다진다. 세계여성의 날은 1908년 3월 8일 미국의 여성 섬유노동자들이 열악한 근로환경에서 동료들이 화재로 숨지자 평등권 쟁취와 노동조합 결성,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인 날을 기념해 제정되었다.

유럽에서는 독일의 여성운동가 클라라 제트킨이 '여성의 날'을 제안해 1911년 3월 19일 오스트리아, 덴마크, 독일, 스위스 등지에서 참정권, 일할 권리, 차별 철폐 등을 외치며 '세계 여성의 날' 행사를 열었다.

오늘날 세계여성의 날은 1975년부터 UN에 의해 공식 지정됐다.

우리나라는 100년 전인 1919년 남성의 그늘 밑에서 '숨은 존재'로 살았던 여성들이 3·1운동 전면에 나서 양성평등의 기폭제가 됐다. 3·1만세 운동 현장에는 남녀 차별도, 배움의 차이도, 빈부격차도 없었다. 차별의 벽을 넘어선 3.1운동은 임시정부 헌장에 '남녀노소 모든 국민은 평등하다'는 원칙을 명문화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해방 이후에는 사회운동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 독재정부의 눈치를 보느라 세계 여성의 날이 공개적으로 열리지 못했다. 1985년에 와서야 세계여성의 날 기념식을 공개적으로 개최할 수 있었고 제1회 한국여성대회도 함께 열렸다.

한국사회는 1970년대 산업화를 거치면서 여성의 사회진출은 확대됐지만 저임금과 불평등한 취업·처우·근무환경 등 사회문제가 수면 아래에서 부풀어 올라 해결에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실정이다.

지난해 12월 현재 대전지역 여성인구는 74만 5000여 명으로 남성보다 약간 많다. 이 가운데 여성경제활동 인구는 33만 4000여 명이다. 여성 비취업자가 11만 명, 경력단절여성이 6만 1000여 명 등 여성고용률 50%로 여성에 대한 취업 장벽은 높은 실정이다.

지난해 미투운동으로 회식문화, 여성배려, 남성육아 휴가 등 많은 변화가 감지되고 있지만 아직 세밀한 부분에서는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행정기관의 정책추진과 더불어 시민 개개인의 인식전환이 병행되어야 양성평등 정책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시는 지자체 가운데 성인지정책담당관을 선도적으로 신설하고 외부전문가를 임명하는 등 양성평등정책을 실질적으로 추진하려 한다. 올해는 시민 모두 '성인지'를 공유하고 생활 속 구석구석 성차별 요소를 없애 누구나 행복한 도시 대전이 실현되길 기대한다.

김주이 대전시 기획조정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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