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성 난청

이종빈 건양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이종빈 건양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일반적으로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대부분의 신체 기능은 이전에 비해 저하된다. 청력 역시 노화로 인해 점점 나빠질 수 있는데, 많은 노인층에서는 이러한 증상을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노인성 난청은 생활에서의 불편함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자신감의 결여 등으로 사회활동에서 소외라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하는 질환이기도 하다. 이종빈 건양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의 도움으로 노인성 난청에 대해 알아본다.

◇노인성 난청이란= 노인성 난청이란 노화현상으로 청력이 악화된 경우를 말한다. 소리를 감지하는 기관인 달팽이관이나 듣는 신경 자체의 기능 저하로 인해 들려오는 소리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감각 신경성 난청의 한 종류다. 이는 성인에서 가장 흔한 난청의 원인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미국의 경우 65세와 74세 사이 20%, 75세 이상 50%에서 난청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인성 난청의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식이, 대사, 동맥경화증, 소음, 유전적 소인 등이 관계가 있으며 평생에 걸쳐 오랜 기간 동안 소음에 의한 청각 외상에 의해 발생한다고도 알려져 있다. 특히 노인성 난청으로 인한 청력 악화는 일반적으로 저주파음에 대한 것보다 고주파음에 대해 심하다. 때문에 일반생활에서 별 어려움이 없다고 하더라도 위급한 상황의 경고음 등을 듣지 못해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의심 증상= 노인성 난청으로 의심해 볼 수 있는 증상은 먼저 귀가 잘 들리지 않아 불편하다는 말을 하는 경우다. 또 TV 등을 볼 때 표정이 심각하거나 긴장한 듯한 모습을 보이며, TV 볼륨을 높이거나 귀를 가까이에 갖다 대는 경우도 있다. 사람들이 중얼거린다고 불평을 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말을 자주 되묻거나 엉뚱한 대답을 하는 경우도 노인성 난청으로 의심해 볼 수 있다. 평상시보다 말소리를 크게 하거나, 사람들을 피하거나 과민하게 행동하는 경우도 해당될 수 있다.

◇치료= 감소된 청력을 근본적으로 복구시키는 치료는 없다. 하지만 소음이나 이독성 약제 등 난청을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들을 먼저 피하고, 보청기를 이용한 청각의 재활이나 필요한 경우 인공와우이식수술을 통해 사회로부터의 소외를 막을 수 있다. 보청기는 귀 안이나 귀 뒤에 착용하는 장치로 소리를 크게 만들어주는 증폭기능을 가지고 있어 청각장애를 극복할 수 있다. 어음의 분별력이 크게 저하된 노인을 제외하고는 올바른 처방을 받은 경우 일상생활에 많은 도움을 준다. 그러나 청각을 정상화시킬 수는 없으므로 환자나 가족들이 보청기에 대한 지나친 기대감은 피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환자에게 현재 난청의 진행을 방지하여 완전히 청력을 상실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주지시켜 안심을 시킨다면 노인들의 자신감 회복과 원만한 사회생활을 영위하는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보청기를 처음 착용하게 되면 대화에 필요하지 않은 소음을 구별해 내고 대화에만 필요한 소리를 선택해 듣는 재활 훈련 및 보청기 적응 훈련이 필요하다. 초기에는 모든 소리들이 들리게 되므로 머리가 아프거나 현기증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는 보청기 착용을 며칠간 중지하고 다시 착용하도록 하고 적응기간을 갖고 훈련을 병행하면서 착용할 경우 생활의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다. 최근에 개발된 보청기의 경우에는 주변의 상황(조용한 상황, 시끄러운 상황)에 따라 보청기의 설정을 달리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된 것 들도 있어 보청기의 단점이 상당 부분 개선됐다.

◇인공와우이식수술도 한 방법= 인공와우는 소리 전달경로인 귀속의 유모세포가 손상되거나 상실돼 제 기능을 하지 못할 때 그 기능을 대행하게 되는 전기적 장치를 뜻한다. 인공와우 이식은 보청기나 촉각기 및 다른 보조도구로는 말소리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경우에 시행되며, 청신경에 전기적 자극을 직접 제공해 환자의 청각기능을 회복하고 의사소통에 도움을 준다. 현재 인공와우 이식수술은 장치와 기술의 발달을 통해 고도 감각신경성 난청을 앓고 있는 경우에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치료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인 대상으로는 언어를 이미 습득한 후에 청력손실이 왔거나, 청력손실 기간이 짧고, 수술 및 재활에 대한 동기가 크고, 가족의 지지도와 교육적 환경이 적절한 경우에 시행하게 된다.

이 밖에 약물치료 비타민제나 혈관확장제 등은 노화현상의 예방이나 노화현상의 속도를 줄이는데 효과가 있지만,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청력의 보존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예방이 중요하다는 것을 명심하고, 소음 등 스트레스와 내과적인 만성병의 발전으로 청력이 악화될 수 있는 만큼 평소 건강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호창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이호창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