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대전예술의전당에서 재즈 공연에 나서는 토마스 크바스토프와 연주자들. 사진=대전예술의전당 제공.
16일 대전예술의전당에서 재즈 공연에 나서는 토마스 크바스토프와 연주자들. 사진=대전예술의전당 제공.
`손가락 7개, 어깨와 붙은 것 같은 손, 그리고 130㎝ 키`.

전세계 수많은 음악 애호가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는 세계적인 바리톤 토마스 크바스토프의 외형적인 모습이다.

신은 그에게 이런 장애를 안겼지만, 동시에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천상의 목소리를 허락했다.

지난 30년간 깊은 예술성과 인간승리의 스토리로 전세계 음악인들에게 묵직한 감동을 선사했던 토마스 크바스토프가 특별한 재즈공연으로 대전팬들과 만난다.

대전예술의전당은 오는 16일 오후 5시 예술의전당 아트홀에서 재즈로 돌아온 달콤한 바리톤 토마스 크바스토프의 `Nice `N` Easy` 공연을 개최한다.

이번 공연에서 그는 `Nice `N` Easy 앨범에 수록된 아더 해밀턴의 `Cry Me a River`, 존 레논의 `Imagine`, 조지 거슈윈의 `Summertime` 등 재즈 명곡을 그만의 따뜻하고 그윽한 목소리로 풀어냈다. 자신과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피아노 트리오와 함께 관객에게 직접 곡을 소개하는 등 더욱 친절하고 재밌는 무대를 만들 예정이다.

그는 불굴의 의지로 세계정상의 성악가 반열에 오른 인간 승리의 주인공이다. 어머니가 임신 중 입덧을 완화하기 위해 복용한 약물 부작용으로 중증선천기형으로 태어났으며 키가 130cm 정도밖에 자라지 않았다. 어려서부터 뛰어난 노래실력에도 불구하고 피아노를 칠 수 없다는 이유로 음대 진학에 실패했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과 긍정적인 성격으로 1988년 29세의 늦은 나이에 뮌헨의 ARD 국제음악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 성악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특히 슈베르트의 가곡집 `겨울나그네`는 바이블(성경)로 불릴 정도로 완벽한 발성과 진한 감성으로 최고의 독일가곡 해석자로 찬사를 받기도 했다. 흔들림없고 꽉찬 소리와 깊은 내면에서 내뱉는 음들은 듣는 이의 영혼을 정화시키는 힘을 지니면서 뛰어난 음악성을 지닌 위대한 성악가로 인정받았다.

그랬던 그가 2012년 클래식 무대에서 은퇴를 선언했다. 이후 연극배우와 내레이터, 교수 등 왕성한 활동을 해왔고, 이 시기에도 특별히 관심을 가진 것이 바로 재즈 음악이다. 크바스토프는 어린 시절부터 형을 통해 알게 된 재즈를 즐겨온 재즈 마니아이며, 바리톤으로 클래식 무대에서 이름을 떨치던 2007년에도 재즈 앨범 `The Jazz Album: Watch What Happens`을 발매했을 정도로 재즈를 좋아했다. 유럽을 중심으로 재즈 무대를 선보여온 그는 2014년 `My Christmas`에 이어, 2018년 `Nice `N` Easy`를 발표하고 2019년 아시아 공연 투어를 하고 있다.

대전예술의전당 관계자는 "토마스 크바스토프가 무대 위에 선 모습만으로도 감동을 줄 수 있는 공연"이라며 "음악에 대한 열정과 헌신으로 승화시켜온 그의 노래가 얼마나 감동적인지 확인하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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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크바스토프. 사진=대전예술의전당 제공
토마스 크바스토프. 사진=대전예술의전당 제공

원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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