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신록(新綠)의 계절이라 했는데 최근 몇 년 동안은 신록, 초록이라는 단어보다 황사, 미세먼지, 초미세먼지라는 단어가 봄을 대표하는 것 같다. 물론 이 미세먼지(황사, 초미세먼지 포함)라는 것은 이제 봄뿐만 아니라 사계절 내내 우리가 경계하는 환경요소 중 1순위 대상이 되기도 했다. 기상예보사이트를 들어가 봐도 기온, 강수량 이후에 소개되던 미세먼지 관련 정보가 이제는 가장 앞에 자리잡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미세먼지에 갖는 관심의 정도를 알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은 우리의 실생활에 밀접하게 영향을 끼치는 환경요소가 되었다는 뜻일 것이다.

여전히 우리는 황사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하고 있고 황사와 미세먼지, 초미세먼지를 구별하지 않고 쓰는 경우도 많이 있지만, 어떠한 종류의 먼지류도 우리의 인체에 치명적으로 해롭다는 것은 모두가 인지하고 있다.

미세먼지에 대한 경고와 이에 따른 경보가 우리에게 자주 전해지며 관련 용품 시장과 산업도 급격히 커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공기청정기, 세제, 마스크, 소독용품 등이 그렇다. 또한 가전용품과 위생용품 시장에서 미세먼지 관련 이슈를 가지고 기획되거나 개발되는 제품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개발과 홍보에 따라 판매가 크게 늘어나는 것에 비해 각 제품들이 미세먼지 등 환경요소에 얼마나 대응 효과가 있는지 소비자들이 객관적으로 알기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마스크의 경우 식약청 허가번호를 통해 제품의 구별이 가능하지만 허가번호가 없는 제품도 많이 팔리고 있고 허가나 등록이 없는 수입품도 많은 실정이다. 또한 허가를 받은 제품이라 할지라도 허가의 등급이 가지는 의미를 쉽게 알기 어렵고, 재사용이나 반복사용의 가능여부, 세탁가능 여부, 착용가능시간의 여부 등 소비자 친화적인 정보가 제품에 표현되는 것이 많이 부족함을 확인하게 된다.

미세먼지의 위험은 이 시대 들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향후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광범위하고 치명적인 결과로 우리 사회에 다가올 수 있다.

단순히 생산자가 소비자들에게 홍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소비자가 제품을 선택할 때 바른 기준이 될 수 있는 성능에 대한 객관적인 표준이 준비되어야 한다. 국가와 사회가 국민과 소비자들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빠르고 체계적으로 관련시장과 제품에 대한 정비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조광휘 대전YMCA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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