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모차르트를 무척 짝사랑한다. 아마도 많은 음악가들이 사랑하고 있을 것이다. 특히 모차르트가 태어난 잘츠부르크는 그를 열렬히 짝사랑한 애정의 대가로 관광산업으로 인한 경제적 이익과 세계인의 사랑을 듬뿍 받는 도시이다. 잘츠부르크는 그가 편안한 음악활동을 할 수 있도록 그를 궁정 오르가니스트로 임명하는 등 안락한 여건을 만들어 줬다. 하지만 천재음악가 모차르트는 어릴 때부터 수많은 유럽의 대도시를 여행하면서 호시탐탐 본인의 재능을 보다 넓은 세상에서 펼쳐 보여 명성을 얻고 싶어 했다. 그에게 잘츠부르크는 탈출하고 싶은 따분하고 고루한 촌구석이었다.
모차르트는 결국 비인(Wien)에서 인생의 후반기를 보낸다. 아이러니하게도 모차르트는 철저하게 잘츠부르크를 증오하고 외면했다. 200년 후에 지구 반대편 동양의 작은 도시에서 본인을 짝사랑하는 지휘자가 자신을 추억하면서 연주하고 있을 거라고 미리 알았더라면 얼마나 흥분했을까. 아마도 심혈을 기울여서 더 멋지게 곡을 쓰기위해 고민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작품은 순수한 감정이 결여되고 진실성이 부족해서 오랜 시간동안 사랑받지 못 하고 잊혀져갔을 것이다. 그래, 그에게 내가 짝사랑하는 것을 비밀로 하는 것이 좋겠다.
이운복 지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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