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3·1절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사흘 앞둔 이날 서울 효창공원 내 백범김구기념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오늘 국무회의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하는 국가적 의미를 담아 백범기념관에서 열게 됐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 최고 심의·의결 기관인 국무회의를 백범 김구 선생과 독립투사, 임시정부 요인들의 높은 위상과 불굴의 의지가 서린 뜻 깊은 장소에서 하게 되니 마음이 절로 숙연해진다"고도 했다.

대통령이 전쟁 시기를 제외하고, 공공청사가 아닌 외부에서 국무회의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의 의미를 부각시킴으로써 임시정부의 법통을 강조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또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기화로 한국이 `신한반도 체제`를 주도해야 한다는 점을 역설했던 만큼, 새로운 100년을 출발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발신하려는 의도로도 읽힌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그동안 독립운동 역사를 기억하고, 독립운동가를 예우하는 국가의 자세를 새롭게 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우리의 자랑스러운 역사이고,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게 된 뿌리가 됐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곳 백범기념관과 함께 후손들에게 독립운동 정신과 민주공화국 역사를 전승할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념관도 건립되고 있다"며 "이 모두가 우리를 당당하게 세우고 새로운 미래 100년을 준비하는 일"이라고 부연했다.

특히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질서도 달라지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스스로 그 변화를 주도할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이라며 "우리는 더는 역사의 변방이 아니다. 자긍심과 자신감을 갖고 새로운 시대를 함께 열어가기를 희망한다"라고 밝혔다. 북미회담 이후 `신한반도 체제`를 맞이해야 할 우리의 역할을 당부한 것이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 앞서 효창공원 안에 있는 백범 김구 묘역을 참배했다. 검은 코트를 입고 검은 넥타이를 한 문 대통령은 분향한 뒤에 묵념하면서 김구 선생을 기렸다. 이어 삼의사(이봉창, 윤봉길, 백정기) 묘역을 참배했고, 안중근 의사 가묘에서는 보훈처 관계자로부터 가묘 및 표지석 설치 배경에 대한 설명도 들었다.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임시정부의 주석이었던 백범 김구 선생의 기념관에서 국무회의를 개최해 역사적 의미를 살렸다"며 "임시정부 각료회의를 회고하면서 3·1운동의 숭고한 자주독립 정신과 애국선열들의 희생정신을 계승·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서울=송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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