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과 보행장애

오응석 대한파킨슨병 및 이상운동질환 학회 홍보이사.
오응석 대한파킨슨병 및 이상운동질환 학회 홍보이사.
보행장애는 파킨슨병에서 환자나 보호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증상 중 하나다. 보행장애가 문제가 되는 것은 자주 넘어질 경우 환자가 다치게 되고, 이는 골절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또 수술적 치료 및 침상 안정시간의 증가와 함께 결과적으로는 환자의 사망률을 높일 뿐만 아니라, 경제적 사회적 문제를 야기한다. 연구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파킨슨병이 진행 될수록 보행장애가 더 심해지는 양상을 보이며, 초기에도 드물지 않게 관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파킨슨병에서의 보행장애 양상은 보폭이 좁고, 걸을수록 자꾸 걸음이 빨라져서 종종 걸음을 걷게 되고 앞으로 넘어지는 양상을 주로 보인다.

또 바닥에서 발이 잘 떨어지지 않고 발걸음을 처음 시작할 때, 방향을 바꿀 때, 목표 지점에 가까워올 때 발이 떨어지지 않고 멈칫거리게 되는데 이를 보행동결 (freezing of gait)이라고 한다. 보행동결은 심리적인 부분도 많이 작용을 하며 긴장하거나 마음이 급한 경우 보행동결이 악화되는 양상을 보인다. 파킨슨병에서의 보행장애는 파킨슨병 치료제에 반응을 하는 보행동결, 치료제에 반응이 없는 보행동결로 구분한다. 전자의 경우는 파킨슨병 약을 조절하면서 증상의 호전을 볼 수 있다. 반면 후자는 약에 대한 반응이 미미하고, 오히려 약제를 증량하면서 보행동결이 더 심해지는 경우도 있어서 약물치료 이외의 방법을 같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약물 치료 이외에 보행재활, 경두개자기자극술 등 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지만 환자에 따른 치료 효과의 차이가 많고, 아직 정립된 방법이 없어서 적용이 어려운 부분이 있다.

파킨슨병 보행장애 환자들이 가정에서 해볼 수 있는 방법은 우선 주위 환경을 단순화 시키고, 주위에 걸려서 넘어질 수 있는 장애물들을 치우는 것이다. 또 집안에서 잘 넘어질 수 있는 식탁 옆, 화장실 앞, 문지방 앞 주위를 걸을 때는 집중해서 걷도록 교육 하는 방법이 있다. 보행동결이 심한 경우에는 바닥에 격자 무늬 장판을 깔아서 특정 색깔의 격자를 밟고 다니게 하거나, 바닥에 색깔이 있는 테이프를 붙여서 그 부분을 밟으면서 이동하게 하게 할 수 있다. 보행장애가 심한 경우에는 벽이나 문 등에 손잡이나 가이드를 설치해 붙잡고 이동할 수 있도록 집안 환경을 바꿀 수도 있으며, 밤에는 화장실 대신 주변에 요강을 놓고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파킨슨병에서 발생하는 보행장애는 매우 다양하고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파킨슨병에서의 보행장애 혹은 다른 질환들에서의 보행장애 역시 어떤 원인에 의해서 발생하는지 정확한 진단 후에 적절한 치료가 있어야 호전이 된다는 점은 한번 더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오응석 대한파킨슨병 및 이상운동질환 학회 홍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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