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그들이 온다.

어느덧 약속한 2개월이 지나고 마지막 원고를 넘기며 그동안의 글들을 곱씹어 본다. 그동안의 글들이 언감생심, 미술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거나 대중들의 마음을 움직여 당장의 성과가 나타날 거라 생각지 않는다. 평범한 전시 소식을 전해도 될 상황이었는데 왜 그렇게 많은 질문들만을 남겼는지 자문해 보며 그 마지막의 이야기를 중국미술에 대해 풀어 보고자 한다.

2007-2008년 한국 미술은 전에 없던 호황을 맞게 된다. 일종의 미술품 구입 `붐`이 일던 시기였는데 한국미술의 자생력으로 이뤄진 성과이기 보다는 중국미술의 개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베이징 올림픽 개최와 그 거대 시장의 문호 개방 시기가 서로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서울의 대규모 화랑들은 앞 다퉈 `798예술 특구`나 `송좡 예술 특구` 지역에 급히 전시장을 마련했고 젊은 작가들을 내세워 현지 레지던시를 진행했다. 겉으로는 매우 진보적인 도전이었으며 나름 몇몇 스타 작가들을 배출하는 성과도 이뤄 냈다. 그러나 곧 중국 작가들의 국내 유입이 시작 됐다. 국내 작가들은 평생 들어보지도 못한 천문학적 금액의 작품들이 소개되고 또 소비됐다. 중국의 스타작가 탄생에 결정적 도우미 역할로 전락해버린 것이다.

올림픽은 끝났고 중국은 본연의 체제로 돌아갔다. 결국 소수의 갤러리만을 남겨두고 모두 철수했으며 현재 몇몇 미약한 전시회들만 근근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그 뒤 일본의 팝아트 미술 바람이 불게 되는데, 자력으로 막았다기보다는 미술계에 불어 닥친 불황과 맞닿아 있어 씁쓸하다.

앞으로 3년 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열리게 된다. 분명한 것은 그들은 지금의 한한령(限韓令)을 고집하지 못할 것이고 우리뿐이 아니라 전 세계를 향해 문호를 개방할 수밖에 없는 시점이 또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다. 우스갯소리로 억만장자가 우리나라 총 인구만큼 있다는 시장이 열리는 셈이다. 이젠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지난번의 역풍을 교훈삼아 내부의 경쟁에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거대 시장의 개방을 내실 있게 준비해야 한다. 몇몇 갤러리의 스스로 생색내기식 경쟁은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다.

김근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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