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친구가 노후에 필요한 생활비에 대해 물어본 적이 있다. 아버님이 공무원으로 퇴직하셔서 매월 연금을 300만 원 가량 받고 있는데 편찮으신 어머니 치료비로 매달 200만 원 가량이 들어가는 탓에 친구가 100만 원 정도 생활비를 보태드리고 있고, 정작 친구본인이 은퇴 후에는 국민연금 외에는 준비가 돼있지 않아서 걱정이라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노후에 필요한 생활비는 얼마일까. 국민연금연구원이 2017년 기준 노후에 평범한 생활을 유지하려면 적정 노후생활비는 매달 부부의 경우 월 243만 4000원, 개인은 월 153만 7000원이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부부모두 건강한 경우를 가정한 것이며, 도시와 농촌에 사는 경우 차이가 날 수 있다.

정부발표로 국민연금은 2057년 고갈예정이다. 고갈까지 38년이 남았다. 지난해 국민연금적립액은 650조 원 가량이고 2041년에 2500조 원까지 늘어난 후 매년 300조 원 씩 적자가 발생될 예정이다. 고갈시기를 늦추기 위해 현재 9%인 부담률을 올리거나, 65세 수령시기를 더 늦추는 방안이 고려중이다. 노인의 기준도 70세로 늘이게 되면 2060년에 기초연금 지금액을 매년 40조-50조 원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지난해 가임여성 합계출산율은 0.96명이고, 출생아수는 1971년생이 100만 명인데 비해 2018년생은 35만 명으로 3분의 1로 줄었다. 2025년이면 65세 이상 인구가 20%를 넘어가게 되고, 2060년에는 40%를 넘어가게 된다.

국민연금공단의 `노후준비서비스 이용 실태 및 성과분석`결과에 따르면, 서비스 이용자중 57.1%가 현재 준비수준으로 노후자금을 확보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고 한다. 즉, 국민연금 외 노후준비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오는 4월 1일이면 경험생명표가 변경된다. 경험생명표란 보험개발원이 보험료산정의 기준이 되는 보험가입자의 평균 수명을 조사한 것이다. 지난 8차(2015년)개정 당시 남자 81.4세, 여자 86.7세였던 평균수명이 이번 9차 개정에선 남자 83.5세, 여자 88.5세로 4년 전보다 2.1세, 1.8세가 늘었다. 평균수명이 늘면 연금액이 적어지게 되는데, 현재는 65세 남성이 1억 원으로 월 50만 원 가량 종신연금을 수령할 수 있다면, 경험생명표가 바뀌는 4월 1일 이후 동일금액의 연금에 가입하면 월 50만 원보다 적게 받게 된다. 따라서, 연금을 준비하려면 경험생명표가 변경되기 전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유기탁 농협생명 차장, CFP(국제공인 재무설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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