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와 당신들 외

막힌 사회와 그 비상구들
막힌 사회와 그 비상구들
◇우리와 당신들(프레드릭 배크만 지음·이은선 옮김)=전작 `베어타운`에서 대의라는 맹목적인 믿음과 그에 수반하는 부조리를 그려 `공동체의 가치`에 물음표를 던진 프레드릭 배크만. 그 물음은 `일반적이지 않은` 타인을 배제하는 마을의 모습을 통해 `우리`와 `당신들`을 가르는 대립과 분노로 확장된다. 그러나 "이것은 하키장과 그 주변에서 두근대는 모든 심장의 이야기, 인간과 스포츠와 그 둘이 어떤 식으로 번갈아가며 서로를 책임지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의 이야기, 꿈을 꾸고 투쟁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라는 프롤로그에서 암시하듯, 베어타운 사람들은 적극적인 해결 의지를 포기하지 않는다. 이들의 용기가 증오로 얼룩진 자리에 치유의 가능성을 틔우고, 진정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 보게 한다. 다산책방·620쪽·1만 6800원

◇플라이 팩(박창진 지음)=얼마 전 한진그룹의 3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적극적 주주권 행사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이 속한 한진그룹의 지배구조 개선 논의가 시작된 것이다. 이는 2014년 땅콩회항으로 대한항공의 경영 방식과 총수 일가의 행태가 이슈화되고 이른바 `갑질`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이루어진 게 그 시작이었다.

저자는 땅콩회항의 피해자로 이 모든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겪었다. 회사원으로 승승장구하던 시절부터, 사건 후 갑질로 인해 삶의 항로에서 이탈했음에도 이에 굴하지 않고 노동자의 인권 신장, 직원들의 연대 방안을 모색하기까지 그의 모든 행보가 담겨 있다. 메디치미디어·248쪽·1만 4000원

◇천국의 발명(마이클 셔머 지음·김성훈 옮김)=정말로 천국이 있다면 가기 싫다는 사람이 있을까? 종교가 있든 없든 사람들은 여전히 사후 세계의 존재를, 그리고 가급적 현실보다 나은 사후 세계를 바란다.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과학적 회의주의자, 마이클 셔머 박사는 이런 인간의 사후 세계에 대한 강박관념을 과학적으로 탐구한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사람들이 고안해 내고 약속해 온 불확실한 `그곳`들로 직접 다가간다. 천국을 믿고 싶은 사람들의 열망은 정말 인류를 천국에 더 가까이 인도했을까? 저자는 우리를 인간이게 하는 죽음이란 운명에 끈질기게 질문을 던진다. 그러면서 인문과 과학, 진중함과 날카로움, 유머러스함을 시종 넘나들며 `죽음 뒤에 그곳`에서의 행복이 아니라 `지금, 이곳`에서 삶의 목적을 이뤄야 할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한다. 에디토리얼·468쪽·2만 8000원

◇도시에 살기 위해 진화 중입니다(메노 스힐트하위전 지음·제효영 옮김)=인간과 자연이 독특한 하모니를 이루며 공존하는 도시의 새로운 그림을 제시한다. 소음 공해와 교통 체증이 극심하고,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으며, 고층 빌딩이 숲을 이룬 현대 거대도시에서 동식물들이 어떻게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적응한다는 건지 쉬이 믿기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모르는 사이 이미 수많은 동식물이 마치 전형적인 현대 도시인처럼 도시 생활자로 거듭나고 있다.

인간과 공생하는 동물, 그리고 인간이 만든 생태계에서 이들이 찾아낸 서식지에 대해 알아볼 것이다. 전 지구적인 도시화의 흐름을 막을 수는 없다. 오히려 가속도가 붙어 변화는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하지만 어쩌면 우리, 이곳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현암사·368쪽·1만 7000원

◇막힌 사회와 그 비상구들(이대환, 방민호, 한준, 김원섭, 김왕배, 배은경, 강원택 지음)=박태준미래전략연구총서 제11권. 한국사회 내부의 분절과 단절이 얼마나 심각한 사회적 중증인가를 정확히 진단하여 당대를 더불어 감당해나가는 시민들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해법을 제안하고, 더 나아가 사회 구성원으로서 개인이라는 인간에게 왜 정신과 물질에 대한 균형감각과 조화의식이 요구되는가의 문제를 존재의 근원적 시선으로 성찰한다. 도서출판 아시아·360쪽·1만 8000원

김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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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 살기 위해 진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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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당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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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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