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확인된 친일 작곡가들은 이름만 들어도 유명한 음악가들이란 점에서 씁쓸함을 더해준다. 현제명(1902-1960)은 홍난파와 함께 우리 음악계의 대부로 일제 강점기 조선총독부 산하 조선문예회에서 친일활동을 했다. 음악을 통해 황민화에 앞장서고 친일행적이 뚜렷한 인물이다. 친일인명사전과 친일반민족행위자 705인의 명단에도 올렸다. 서울대, 경북대, 인하대, 전북대, 전남대와 몇 몇 고등학교 교가가 그가 작곡한 노래다. 김성태(1910-2012)는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일본에서 작곡을 공부한 음악가로 일제 강점기 어용단체인 조선음악협회에서 활동, 친일 인물로 분류됐다. 연주자 겸 작곡가인 김동진은 1939년 만주작곡가협회에 가입, 만주국 건국을 찬양하는 음악을 작곡해 일본 제국의 만주 정책에 협조한 행적이 드러났다. 이흥렬은 홍난파, 현제명 등과 함께 친일 행적이 발각돼 친일반민족행위자 명단에 포함됐다.
친일 음악가를 속아내는 일은 올해 3·1운동 100주년과 임정수립 100주년을 맞아 의미 있는 일로 평가된다. 아직도 우리 사회 곳곳에는 일제 잔재가 많이 남아 있다. 교육계에 남아 있는 일제 잔재 청산에 나선 충북도교육청의 작업은 시의적절하다. 도교육청은 2017년에도 일본 향나무(가이스타 향나무)를 교목(校木)으로 지정한 5개 학교의 교목을 교체하기도 했다고 한다. 일선 학교의 교가 친일 음악가 색출작업이 전국으로 확대됐으면 한다.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