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대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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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해 골목 슈퍼 마켓에서 변신한 `나들가게`가 지역에서 점점 자취를 감추고 있다. 기업형 슈퍼마켓(SSM)이나 편의점에 밀려 경쟁력을 잃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올해부터는 자치단체들이 나들가게 관련 정부지원사업에 참여 할 수 없게 되면서 상황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19일 중소벤처기업부와 대전지역 5개 구청장협의회 등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대전의 나들가게는 총 157개로, 지난해 1월과 비교해 37개(1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62개에서 올해 46개로 16개의 나들가게가 사라진 서구의 감소 폭이 가장 컸다. 같은 기간 유성구는 31개에서 21개, 동구는 39개에서 31개, 중구는 35개에서 32개로 줄었다. 대덕구의 경우에는 지난해와 같은 27개다.

나들가게는 나들가게 지원사업 참여를 통해 지정된 골목 슈퍼마켓의 명칭이다. 나들가게 지원사업은 골목 슈퍼의 자생력 강화를 위해 2010년부터 추진되고 있으며 나들가게로 지정된 점포에 대해서는 간판 교체와 함께 POS 기기 및 시스템 설치에 대한 지원이 이뤄진다.

하지만 지원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 전국에 최대 1만 개 가까이 됐던 나들가게는 지난해 말 7800개 정도만 남아 있을 정도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문을 닫은 나들가게들은 일반 슈퍼나 편의점으로 전환 하거나 아예 다른 업종으로 변경한 경우가 상당 수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 나들가게 점주는 "거대한 유통망을 갖춘 기업형 슈퍼마켓이나 편의점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소규모인 나들가게의 매출은 계속 줄고 있다"며 "또 유통구조나 인력 운영면에서의 차이를 줄이기 어려운 문제도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올해부터 중소벤처기업부가 `나들가게 육성 선도지역 지원사업` 신규 참여자를 모집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자치단체들이 나들가게 지원을 위한 국비를 받을 기회마저 사라졌다. 선도지역으로 선정되면 3년간 최대 12억 원의 예산을 지원받게 되는데 그동안 서울 동작구, 충주, 천안 등 26개의 지자체가 선정됐다. 대전의 경우에는 지난해 서구가 참여 신청을 했지만 선정되지는 않았다.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는 "기존에 선정된 지역에 대해서는 당초 계획대로 지원을 하지만 올해부터 신규 지역은 뽑지 않기로 했다"며 "참여의사를 밝히는 지자체가 점점 줄고 있는 만큼 그동안 지원이 충분했다는 판단 아래 결정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전 5개 구청장협의회는 이날 간담회를 열고 나들가게 지원을 위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사업 추진 방안 마련을 위해 시비 보조를 건의하기로 결정했다. 자치구별로 시에서 1억 원을 지원 받고 구비를 합쳐 총 2억 원의 사업비를 확보해 지원사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장종태 구청장협의회장(서구청장)은 "대형 유통업체와의 불공정한 경쟁으로 나들가게의 폐업과 업종 전환이 속출하고 있다"며 "소규모 시설개선 등 구 차원의 실질적인 지원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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