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KDI에 2017년 10월 민간제안(한화건설) 적격성 검토 요청했지만 답보상태…첫 이전 사례 이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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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유성구 원촌동 하수종말처리장 이전사업이 더뎌지고 있다.

대전시가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관리센터(PIMAC)에 민간투자제안서 검토를 의뢰했지만,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별 다른 결과를 도출해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근 지역 주민들은 악취로 인해 불편을 겪고 있다면서 관련 기관에 방문하거나 집회를 여는 등 하수종말처리장 이전을 촉구하고 있다.

19일 대전시, 한국개발연구원 등에 따르면 시는 2017년 10월 한화건설이 하수종말처리장 이전 계획을 담아 제출한 민간투자제안서의 적격성을 검토해달라며 KDI PIMAC에 의뢰했다. 시는 하수종말처리장 이전 사업비가 최대 1조 원가까이 달할 것으로 보여 민간투자방식으로 진행하기로 결정, 2025년까지 유성구 금고동으로 이전·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시에서 의뢰한 적격성 검토 결과는 1년 4개월 째 도출되지 못한 채 답보상태에 머무르고 있다. KDI PIMAC도 결과도출이 늦어지고 있는 점에 별 다른 이유를 들지 않고 있는 상태다. 적격성 조사 결과가 지연되면 이전 사업의 전체 일정 또한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

KDI PIMAC 관계자는 "민간투자사업에 대해선 적격성 조사를 지속하고 있는 중으로 결과 도출 시점, 진행사항 등은 말할 수 없다"며 "대전시 등 관련 기관과 의견을 주고 받으며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시도 난감한 상황이다. 1983년 착공 당시는 도심 외곽이었지만, 40여 년이 흐르며 도심 속 혐오시설로 전락한 탓이다. 더욱이 하수종말처리장은 환경기초시설인데, 타 지역 또한 환경기초시설 이전과 관련한 사례가 없어 이전과 관련한 기준이 마땅치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당 부지는 시 부지로 이전을 하더라도 대덕연구개발특구부지가 해제 되지 않는다면 산업용지를 50% 이상 확보해야 하는 등 조건이 걸려 있어 개발에도 자유롭지 못하다.

시 관계자는 "하수종말처리장 이전은 우선 적격성 조사 결과가 도출돼야 제 3자 제안 공고, 사업시행자 선정 등 행정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며 "다만, 주요한 시설인 만큼 신중한 검토절차를 겪어야 하기 때문에 결과 도출이 늦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근 주민들은 조속 추진을 촉구하며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유성구 전민·문지·원촌동 주민으로 구성된 `대전 하수처리장 이전대책 공동추진위원회`는 지난 달 29일 KDI 방문에 이어 오는 21일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정문 앞에서 이전 촉구 집회를 열 예정이다.

김명환 이전대책 공동추진위원장은 "하수처리장에서 풍기는 악취로 인해 인근 주민들은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다"며 "이전을 약속한 이후에도 별다른 진행사항이 없어 주민들의 목소리를 내고자 집회를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김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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