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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백] 대보름

2019-02-19기사 편집 2019-02-19 08:5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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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대보름은 설날, 추석과 함께 아직까지 성행하는 세시풍속이다. 전통 명절은 대부분 농경을 위주로 한 사회 구조에서 비롯됐다. 조상들은 음력 새해의 첫 15일인 대보름을 봄이 시작하는 시기라 여겼다. 마을 공동체를 중심으로 한해 농사의 풍요와 안정을 기원하며 지신밟기와 쥐불놀이를 즐기는가 하면 오곡밥, 나물, 부럼을 먹으며 건강을 챙기기도 했다.

풍습을 미신이라 치부할 수만은 없다. 쥐불놀이는 액을 쫓는다는 드러난 목적 외에 논밭에 서식하는 쥐와 해충을 없애는 실용성이 있었기에 오랜 기간 생명력을 유지될 수 있었다.

귀신을 쫓는다는 오곡밥과 아홉나물 역시 그렇다.

여러 곡식이 어우러진 오곡밥은 영양이 풍부하다. 팥은 칼륨이 풍부해 붓기를 빼고 노폐물을 배출하는 효과가 있다. 콩은 비타민과 철분 뿐만 아니라 단백질이 풍부해 우울증, 골다공증, 갱년기 증상을 완화시켜주고 심장병과 고혈압의 위험을 낮춘다. 조는 이뇨작용으로 소변 배출을 돕고 무기질 성분이 높다. 수수 속 프로안토시아니딘은 방광의 면역기능을 높이고 타닌과 페놀이 항산화 효과를 준다. 찹쌀은 소화기관의 부담을 줄여 쉽게 영양분을 섭취하도록 한다.

묵은 나물은 박, 버섯, 콩, 순무, 무잎, 오이꼭지, 가지껍질 등 9가지 채소를 말려 만든다. 역시 겨울철 섭취하기 어려운 식이섬유와 무기질 등 영양성분을 담고 있다. 부럼깨기는 부스럼을 가져오는 귀신을 쫓는다고 한다. 실제로는 날밤, 호두, 은행, 잣 등 견과류 속 불포화지방산이 피부 건강에 도움을 준다.

무엇보다 추위 속에선 게을러지기 쉽다. 세시풍속에 따라 들에 나가 쥐불놀이를 하고 오곡밥과 나물을 준비하는 부지런함이 한없이 움츠러들기 쉬운 계절을 나는 지혜라 할 수 있다. 옛 사람들은 질병을 귀신이 가져온다고 생각했기에 '귀신을 쫓는다'는 말이 '병을 예방한다'는 의미였다 보면 된다. 현대에 와서 삶의 방식이 크게 달라져 몇몇 풍속은 의미를 잃어가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유용한 풍속도 남아 있다.

올해 가장 큰 달은 대보름인 19일이 아니라 20일 뜬다고 한다. 음력으로 한달이 30일이지만 달은 약 29.5일마다 차고 기울기 때문이다. 가장 둥근 달이 15일 전후로 뜨기도 한다.

건강도 건강이지만 가족간 유대감이 가장 큰 대보름의 미덕이다. 올해는 대보름이 이틀간 펼쳐지는 셈이니 모처럼 온가족이 모여 함께 부럼을 깨면서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면 어떨까.

이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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