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가이면서 그림을 그리고, 소설을 쓰는 작가이기도 한 도 교수가 정월 대보름을 앞두고 자신이 직접 조각한 지름 55㎝ 크기의 달을 공개했다.
도 교수가 만든 달은 표면의 운석 충돌 흔적부터 긁힌 자국, 작은 크레이터에 이르기까지 정확한 위치에 자리 잡고 있다. 눈으로 보기에도 어지러울 정도인 달 뒷면의 무수한 운석 흔적들도 빠짐 없이 들어가 있다.
달 제작에는 미항공우주국(NASA)이 공개한 달에 대한 자료를 이용했다.
하지만 정교한 달의 사진을 조각으로 옮기기에는 선명하지 않은 부분이 많고, 근접 촬영한 카메라 앵글로는 컴퓨터 화면상의 달 그림을 육안으로 판단해 제 위치에 배치하는 데 난항을 겪었다.
지난해 8월부터 작업을 시작한 도 교수는 3번의 실패를 거친 뒤 자신만의 측정법을 적용해 12월에야 정확하게 달을 실측에 맞게 조각하는 데 성공했다.
도 교수는 달을 조각으로 표현하는 것은 달 모양의 애드벌룬 제작과 같은 프린팅 기법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설명한다.
프린팅은 그야말로 인쇄이며 `흐릿함`이 용인 되지만 조각은 그런 애매모호함이 용인되지 않는다. 달 지표면의 높낮이를 사람들이 시각적으로 느끼기 위해서는 실제보다 강조되어 표현돼야 하는데 그것은 설사 NASA가 3D 프린터를 이용하여 달을 출력하더라도 사람들이 온전한 달의 이미지를 느끼기에는 부족할 수 있다는 것.
도 교수는 "석고로 만들어 본을 뜨면 알루미늄 주조로 생산이 가능한 만큼 앞으로 디자인 분야나 달을 이용한 문화콘텐츠 개발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만든 달을 가슴에 안으며 어렸을 때 염원했고, 우리 어머니들이 마음속 깊은 간절한 소원을 빌었던 그 달을 마침내 온전히 소유하게 됐다"고 기뻐했다. 정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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