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률 지난 3개월 간 59% - 57.8%로 연속 하락, 실업률도 전국 최고 수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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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실업급여 신청을 위해 대전고용지원센터를 찾은 강모(38)씨는 지난 4년 여간 주방일을 해 오던 중 최근 권고사직으로 퇴사했다.

강씨가 속한 회사가 타 회사에 인수되면서 월급이 줄어드는 등 근무조건이 이전보다 악화됐기 때문이다. 이는 곧 해고를 의미했다. 강씨 외에도 권고사직한 동료 직원들도 10여 명에 달했다.

강씨는 "당분간 모아둔 돈으로 어떻게든 생활을 이어나가면서 구직활동을 하는 것 외엔 다른 방법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대전 지역 고용 시장에 한파가 불어닥치며 고용지원센터를 찾는 방문객들도 덩달아 늘고 있다.

통상 1-2월이면 실업자가 늘지만 올해는 최저임금 인상, 건설경기 침체, 베이비부머 세대 은퇴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고용의 질이 더욱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3일 충청지방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 달 기준 대전의 고용률은 57.8%였다. 지난해 10월 59%를 기록한 이후 3개월 연속 하락한 수치다. 이와 함께 실업률은 지난달 기준 5.8%로 전국 17개 시·도 중 강원에 이어 2위를 기록, 고용률은 줄어들고 실업률은 높아진 상태다.

때문인지 지역 고용지원센터를 찾는 발길도 늘었다.

대전고용지원센터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실업급여 신청자는 698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이었던 6307명에 견줘 10.6% 늘었다.

이중 건설업은 겨울 들어 일감이 떨어지는 등 계절적인 요인이 더해진 데다 시장 경기 침체도 지속되면서 실업급여 수급자 중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 달 대전 지역의 건설업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9000명 감소했다.

대전고용지원센터는 이 같은 고용 한파가 최저임금 인상, 건설경기 침체, 베이비부머 세대 은퇴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데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면서 오는 4월부터는 고용 악화가 다소 풀릴 것으로 내다봤다. 1-2월은 일용직 근로자들의 겨울 일거리가 줄고 계약직 근로자들은 계약기간이 만료되면서 어려움을 겪지만 3월 들어 취업이 다시 이뤄지면서 실업급여 신청자도 점차 줄어들기 때문이다.

대전고용지원센터 관계자는 "임금 인상에 따라 사업주로선 직원 채용이 부담스럽고 소규모 자영업자들도 가게를 직접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며 "1960년 전후로 태어난 세대가 은퇴하는 시기가 오면서 실업급여 신청자가 증가하는 등 인구구조학적인 원인도 있어 다양한 요인이 맞물려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올 4월부터는 고용이 안정을 되찾으며 실업급여 신청자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이영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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