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로컬푸드 싱싱문화관 조감도.
사진=농식품부 제공
세종 로컬푸드 싱싱문화관 조감도. 사진=농식품부 제공
지역 먹거리, 이른바 로컬푸드(local food)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촉진시키는 주역으로 작용하고 있다.

로컬푸드는 생산에서 소비 사이의 거리 등 유통단계를 좁혀 농축수산물의 신선도를 극대화하고,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줄여 농민은 이익을 높이고 소비자는 더 싼값에 질 좋은 제품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충청권에서는 대전 유성과 세종, 충남지역이 로컬푸드 체계를 고도화해 지역 먹거리 소비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충청권 로컬푸드가 어떻게 발전하고 자리매김했는지 농림축산식품부가 최근 발간한 `지역먹거리 수범사례집`을 통해 알아보고자 한다.

◇바른유성찬, 먹거리 복지 강화=대전 유성구는 `대덕연구단지`를 품은 과학도시이자 도시 전체의 14%가 농지인 도농복합지역이다. 소비지역인 도심과 생산지역인 농촌이 도시 안에 혼재해 로컬푸드를 벌이기에 적합한 지역인 셈. 유성에는 젊은 농업인을 중심으로 채소, 과일 재배농가가 6077호에 달하고 있으며 3만 601명의 농업인이 활동 중이다.

유성구는 이 같은 구조를 활용하려 2014년 4월 로컬푸드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한 이후 일자리추진단에 로컬푸드팀을 설치해 먹거리 정책을 추진했다.

특히 로컬푸드 상표인 `바른유성찬`을 개발한 후 2015년 3월부터 잔류농약 정밀검사체계 구축, 4월 로컬푸드 인증규칙을 제정해 로컬푸드 유통시스템을 만들었다.

지난해 8월 기준 172개 농가가 바른유성찬 인증을 받아 160품목을 납품하고 있다. 이들 농민들은 농가조직화를 위해 생산자연합회를 꾸려 로컬푸드 포장재, 급식꾸러미, 로고 등을 제작해 식자재를 공급 중이다.

이와 함께 유성구는 2015년 8월 농식품 가공 전문기술 지원시설인 희망마을가공지원센터와 지난해 6월 유성구 덕명동에 유성푸드통합지원센터를 설치해 경쟁력 강화를 꾀했다.

이 같은 기반을 토대로 유성구는 지난해 1월 기준 학교와 공공급식으로 초·중 60개교, 유치원 73개소, 어린이집 440개소에 급식 식재료를 지원하고 있다.

유성지역의 로컬푸드 직매장 또한 4개소가 설치돼 있으며 품앗이마을 협동조합이 운영 중이다.

직매장은 품앗이마을 직접설치 2곳, 자본보조 2곳으로 민관 거버넌스형 모델로 구성돼 있다.

유성구는 지역농산물 공급과 소비 확대를 위해 공주, 세종, 논산, 옥천, 금산, 영동 등 인집지역 자치단체와 협력체계를 구축해 도농상생 체계를 확대할 계획이다.

◇세종 369 프로젝트=세종은 행정중심복합도시 출범에 따라 급격한 인구구조 변화를 맞았다. 도시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기존 연기군 영세농민 간 도농격차가 심화되고 있었고, 이에 세종시는 2014년부터 로컬푸드 운동을 추진해 출범 5년차를 맞았다.

세종 로컬푸드 운동은 `싱싱장터`를 주축으로 활발해졌다. 싱싱장터는 민관 협력형 로컬푸드 직매장으로 농업회사법인 ㈜세종로컬푸드가 운영을 맡고 있다.

세종로컬푸드는 2015년 6월 자본금 10억 원으로 출범했다. 자본금은 세종시가 4억 8000만 원, 농협 2억 4000만 원 SK그룹 1억 원, 생산자법인 3000만 원 등으로 나뉘어 다수 이해관계자가 공동참여한 형태를 띠고 있다. 이후 2015년 9월 세종시 1생활권에 로컬푸드 직매장 1호점 싱싱장터 도담점이 문을 열었다. 싱싱장터 도담점은 개장 첫 해 5억 2000만 원, 일평균 1600만 원의 매출을 보이며 안정적인 출발을 보였다.

세종시는 싱싱장터 1호점의 성공 후 2017년 소비자 중심의 로컬푸드 식교육 공간인 `싱싱문화관`을 개원했다. 지난해 1월에는 로컬푸드 직매장 2호점인 싱싱장터 아름장을 개장해 직매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싱싱문화관은 개원 후 반찬만들기, 일품요리, 베이커리 등 27개 과정을 운영해 1593명의 소비자가 참여했다.

직매장에 이어 `공공급식` 부문에서도 로컬푸드 산업이 뿌리내릴 작업을 준비 중이다. 세종시는 학교급식과 공공급식 공적조달체계에 로컬푸드 공급을 위해 `공공급식 지원센터` 설립을 추진 중이다.

세종 공공급식 지원센터는 2020년 개장을 목표로 4-2생활권 농수산물 도매시장 부지 일부를 매입해 134억 원을 투입한 시설 건립을 준비 중이다.

세종시는 공공급식 지원센터를 통해 2020년까지 지역농산물 30품목, 공급비율 60%, 공급액 60억 원, 만족도 90% 달성을 위해 목표를 `3-6-9 프로젝트`로 명명하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충남 지역순환식품체계=충남의 농업정책 핵심으로 3농 혁신이 꼽히고 있다. 3농 혁신은 농어촌, 농어업, 농어업인을 혁신하기 위해 만들어진 프로젝트며, 농어업인이 농정 주체로 나서 생산, 유통, 소비 전 과정을 민관협력 거버넌스형 농정추진체계를 담고 있다.

충남도는 3농 혁신의 핵심전략과제로 충남형 로컬푸드 활성화 정책인 `지역순환식품체계`를 수립했다.

지역순환식품체계의 핵심은 안정적인 소비기반인 `학교급식지원센터`에 있다.

충남도는 2010년 충남교육청과 무상급식 협약체결을 기점으로 2011년 당진, 2013년 아산에 급식지원센터가 각각 운영을 시작했다.

지난해 9월 기준 충남지역 13개 시군에 학교급식지원센터가 확대된 상태며, 홍성군은 별도 급식센터 설립 대신에 기존시설을 활용하는 거버넌스 컨트롤 타워형을 택했다.

이를 통해 충남도 전체 유·초·중·고 학생 27만 5507명 중 89%가 급식지원센터를 이용하고 있다.

충남도는 2014년부터 전국 최초로 `광역급식센터`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광역급식센터는 시군 학교급식지원센터 설립을 지원하고, 급식정책 분야에 대한 역할을 맡고 있다.

로컬푸드 직매장의 경우 2013년부터 확산을 추진해 2017년 기준 46개소의 로컬푸드 직매장과 24곳에 달하는 정례직거래장터가 운영 중이다.

오프라인 직거래채널뿐만 아니라 충남 인터넷 쇼핑몰 `농사랑` 도 구축, 2017년 기준 114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올해부터는 광역직거래센터를 건립해 대전지역 주민에게 충남로컬푸드를 공급할 예정이다.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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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앗이마을 유성 지족동 매장.
사진=농식품부 제공
품앗이마을 유성 지족동 매장. 사진=농식품부 제공
유성푸드통합지원센터.
사진=농식품부 제공
유성푸드통합지원센터. 사진=농식품부 제공
세종시 공공급식지원센터 조감도.
사진=농식품부 제공
세종시 공공급식지원센터 조감도. 사진=농식품부 제공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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