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한진포구에서 열린 풍어제 당기 뱃기 올리기. 사진 = 당진시 제공
12일 한진포구에서 열린 풍어제 당기 뱃기 올리기. 사진 = 당진시 제공
[당진]지금은 많이 사라졌지만 과거 어업활동을 생업으로 살아가던 우리나라 어촌 지역에서는 만선(滿船)과 무사항해를 기원하는 풍어제가 성행했다.

서해안에 위치한 충남 당진에서도 안섬 풍어제와 한진 풍어제, 성구미 풍어제가 유명했지만 산업단지가 조성되고 해안가에 철강산업이 발달하면서 지금은 안섬 풍어제와 한진 풍어제만이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안섬 풍어제는 송악읍 고대리 안섬 포구에서 열리는 행사로 충청남도무형문화재 제35호로 지정될 정도로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갖고 있으며 대중에게 많이 알려진 전통문화유산이다.

반면 송악읍 한진포구에서 지내는 풍어제는 한진지역의 도시화와 산업화의 영향으로 1980년대부터 한진 풍어제는 간소하게 지내와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런데 2년 전부터 지역 어민들을 중심으로 한진 풍어제의 옛 모습을 복원해 옛 전통무형문화유산을 지키려는 움직임이 이어져 지난해부터 옛 방식으로 풍어제를 다시 지내기 시작했다.

올해도 한진풍어제는 지난 12일과 13일 이틀에 걸쳐 한진포구 당집 일원에서 옛 방식 그대로 열렸다.

한진 풍어제는 전통적으로 음력 정월 첫 진일(辰日)에 시작해 다음날 까지 이틀 동안 지낸다. 과거에는 마을 전체 주민들이 당제를 지냈고 복원된 현재는 어촌 계원을 중심으로 풍어제를 지내고 있으며, 제주(祭主, 당주라고도 칭함)는 어촌계장이 맡아 당제 전반을 책임진다.

올해 풍어제(당제)는 12일 첫날 당집에서 당기 올리기와 배치기 가락(풍어제), 산신제, 제배 축원, 소지 등의 행사가 오후 4시부터 자정까지 이어졌으며, 13일에는 배치기가락을 부르며 당집에서 내려와 한진포구까지 이동한 다음 배고사를 끝으로 풍어제가 마무리 됐다.

올해 풍어제의 당주(제주)를 맡았던 김홍식 어촌계장은 "한진 풍어제는 일 년 동안 마을의 무사태평과 무병장수, 만선을 기원하는 옛 전통문화유산"이라며 "앞으로도 풍어제를 계속 지내 우리 지역의 소중한 무형문화유산을 잘 보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당진시는 잊혀가는 전통 무형문화유산의 보존과 계승을 위해 시비 3000만 원을 들여 한진 풍어당집을 보수했으며, 올해는 보존과 계승이 필요한 전통 무형문화 유산을 지켜내기 위해 `당진시 향토 무형문화 유산`으로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차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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