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쿵이와 나 외

◇쿵쿵이와 나(프란체스카 산나 지음·김지은 옮김)=평화를 찾아 먼 길을 떠나야만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 `긴 여행`으로 첫 작품부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신예 프란체스카 산나의 신작. 난민의 여정을 시적인 문장과 은유적인 그림으로 빚어냈던 전작에 이어, 두 번째 그림책에서는 `두려움`과 `환대`라는 보편적인 테마를 선택해 더 많은 독자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부정적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우리를 위험으로부터 지켜 주는 비밀 친구로 여기는 작가의 시선이 남다르며, 가볍지 않은 주제를 다루면서도 따뜻하고 부드러운 그림으로 포근한 여운을 남긴다. 새로운 세계에 두려움을 느끼는 모든 이의 손을 꼭 잡아 주는 사랑스러운 그림책이다. 미디어창비·40쪽·1만 2000원

◇너를 빌려줘(박현숙 지음·홍하나 그림)=파랑새 사과문고 90권. 혹독한 경쟁 속에서 어떻게 올바른 관계 맺기가 가능한지 배우지 못해 혼란스러워하는 아이들의 현실을 그린 어린이 동화이다. 인간관계는 어른에게도 쉽지 않은 과제이지만, 특히 아이들의 경우에는 자아가 무럭무럭 성장하는 시기이다 보니 아직 해결책을 찾는 것에 미숙하다. 이 책은 그런 아이들에게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에 대해 가르쳐주는 책이다.

인간관계에서 대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그 대화가 때로는 실패할 수도 있고 성공할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대화를 끊임없이 시도하는 것에 얼마나 큰 의미가 있는지 가르쳐주는 책이다. 또한 서로의 말을 끝까지 듣는 대화의 참된 방법까지도 배울 수 있다. 파랑새·156쪽·1만 1000원

◇캠핑카 타고 매콤 짭조름 새콤달콤한 우리 음식 여행(김인혜 지음·조윤주 그림)=초등학생이 보는 지식정보그림책 19권. 이 책은 우리의 주식과 부식, 우리 음식에 들어가는 향신료, 계절별로 다양한 우리 음식, 맛있고 예쁜 전통 간식 떡, 세계 사람들이 좋아하는 우리 음식, 이제는 우리 음식 같은 세계의 음식,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 인기 많은 우리 음식, 그리고 북한을 포함한 각 지역별 대표 음식과 특산물 등을 소개한다.

우리 음식의 문화, 흐름, 지역별 특색 등을 재미있게 들여다볼 수 있도록 구성한 우리 음식 그림책이다. 음식 하나하나가 보기만 해도 침이 절로 고일 정도로 먹음직스럽게 표현됐다. 사계절·40쪽·1만 4000원

◇아빠 로봇 프로젝트(정소영 지음·에스더 그림)=아빠 로봇이 오씨네 집으로 오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2013년 단편동화 `슈퍼맘 능력고사`로 제11회 푸른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정소영 작가의 첫 번째 장편동화이다. 지난 2017년 출간됐던 저자의 단편동화집 `나의 로즈`에서 저마다의 아픔 속에서도 꾸준히 전진해 나가는 다섯 아이들의 다섯 이야기를 엮어 냈다면, 이번에는 조금 더 긴 호흡으로 한 가족의 이야기에 집중한다. 형태는 다르지만 경쟁 사회 속에서 치열하게 살고 있는 이들을 위로하는 작품의 따뜻함은 여전하다.

`아빠 로봇 프로젝트`에서는 한 아저씨가 화자로 등장해 가족과 로봇이라는 소재를 독특하게 풀어 나간다. 학부모 일일 선생님으로 온 연준이 아빠가 반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으로 내용이 전개되는데, 마치 독자도 그 교실에서 함께 이야기를 듣는 것 같은 생생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다.

그 흡인력 있는 목소리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오씨와 로봇이 벌이는 흥미로운 승부에 푹 빠져들게 될 것이다.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재치 있는 반전도 기다리고 있다. 페이지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그림들 또한 귀엽고 익살스러워 이 책의 재미와 감동을 한층 더 배가시킨다. 푸른책들·96쪽·1만 2500원

김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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