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플 때 읽으면 위험한 집밥의 역사

배고플 때 읽으면 위험한 집밥의 역사
배고플 때 읽으면 위험한 집밥의 역사
신재근 지음/책들의정원/268쪽/1만 6000원

최근 음식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뜨겁다. 허기를 달래는 음식물 본연의 목적을 넘어서서 체험하고 소비하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매김 했다. 맛집 탐방은 소비자에게 행복감을 주고, 요리는 단순 기술을 넘어 일종의 예술 작품을 만드는 행위로 평가된다. SNS에는 그날 먹은 음식 사진들이 즐비하고 유튜브 등 동영상 공유 플랫폼에서 대세는 1인 미디어 크리에이터들의 `먹방`이다. 음식을 체험하고 소비하는 것이 어느 순간부터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배고플 때 읽으면 위험한 집밥의 역사`는 이처럼 미식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어 오히려 놓치기 쉬운 음식들의 역사를 인문학적 관점에서 되짚어보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집밥`이라는 말은 `일반 가정에서 만들어 먹는 음식을 의미하는 신조어`로 2000년대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1인 가구와 맞벌이, 학교 급식이 보편화되면서 집에서 요리를 해 먹는 일이 줄어들고 외식과 배달 애플리케이션, 편의점 음식 등으로 집밥을 대체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먹거리에 대한 불안감이 더해지고 어머니가 집에서 차려주시던 따뜻한 밥상을 그리워하게 되면서 `집밥`이 주목받고 있다.

집밥에 대한 관심은 음식의 역사를 되짚어보는 계기가 됐다. 당초 인간에게 음식이란 단순히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요소에 불과했다. 그러나 인간의 삶이 점차로 풍족해지며 생존에 대한 걱정이 없어지자 인간은 음식의 `맛`을 추구하게 됐다.

이러한 역사들이 축적돼 `미식`이라는 개념이 생기고 하나의 학문으로 거듭나게 됐다. 요리가 학문으로 인정받기까지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자신의 저서 `정치학`에 `요리는 인간의 지식 중 종속적인 분야이고 노예에게나 알맞은 기술`이라고 기술했다. 고대 사람들이 요리를 얼마나 하찮게 여겼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러한 편견에도 불구하고 음식의 역사를 궁금해하는 작은 호기심들이 모여 음식은 결국 하나의 학문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이 책에는 집밥의 역사부터 다양한 종류의 집밥까지 집밥의 A to Z가 담겨있다. 무더운 복날에 한국인이 삼계탕을 먹게 된 이유, 프랑스 3대 요리 `푸아그라`에 감춰진 추악한 비밀, 아일랜드인이 미국으로 이민을 갈 수밖에 없게 만든 16세기 최악의 사건 `감자 마름병` 등 음식에 관련된 각양각색의 사건은 독자의 흥미를 돋운다. 또한 셰프의 관점에서 본 조리 기술과 기구의 기능적 발달에 따른 음식의 변화 과정 등을 담아내 읽는 재미를 더한다.

김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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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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