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설득의 기술

양현모 외 공저/ 리얼커뮤니케이션즈/409쪽/1만9500원

유시민은 잡학박사 중의 잡학박사다. 정치, 경제, 철학 등 어느 것 하나에도 막힘이 없다. 방대한 지식을 자랑하는 이는 많지만 그처럼 쉬운 말로도 대중을 설득하는 이도 드물다. 과거 `썰전`에서 박근혜 정부의 위안부 합의에 대한 분석을 마무리하며 "박명수 씨 어록을 들려드리자면 `참을 인 세 번이면 호구`된다. 우리도 성질 한 번씩 내야 한다"고 말한 것은 온라인에서 오랫동안 회자된 어록이다.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많은 사람들에게 거부감없이 설득할 수 있다면 큰 프로젝트에서 90%는 성공한 것과 다름아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토론을 가르치지 않는다. 토론식 수업을 하면서도 정작 토론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하면 상대를 잘 설득할 수 있을지를 가르쳐 주지 않는 것이다. 대학에 들어가고, 직장생활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우리의 일상은 토론의 연속이다. 과거 보고서나 결재 형식으로 이뤄지던 일들도 최근에는 회의나 브리핑, 동영상을 통해 설득시키는 방식으로 다변화하고 있다. 토론의 중요성의 커지면서 토론을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은 늘고 있지만 국내 토론책은 학문적으로 또는 교육방법으로 접근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토론, 설득의 기술`은 토론하는 방법에 대한 실용적인 내용을 담은 책이다. 토론의 기본 개념부터 실전에서의 활용방법까지 알기 쉽게 정리돼 있다. 학교와 직장에서 토론을 해야 하는 상황을 마주한 독자들에게 설득의 원리를 이해시킬 뿐 아니라, 말할 내용을 준비하고, 어떻게 하면 토론을 잘할 수 있는지에 관한 실질적 방법을 설명한다.

책의 저자는 국내에 몇 안 되는 `토론전문가`이다. 서울대학교를 비롯한 대학이나 교육청 및 공공기관에서 교육과 실무를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토론을 가르치고 있다. 이 책은 그가 토론대회나 교육 등 그동안 쌓아온 토론에 대한 지식과 실전 경험이 고스란히 녹여 들어가 있다.

특히 책의 4부에서 소개하는 실전 토론 노하우는 저자가 토론대회에 참가하고, 이후 심사 및 운영을 하면서 직접 경험한 효과적인 방법들을 풍부한 사례를 통해 이야기해주고 있다.

이 책은 총 5부로 구성된다. 1부와 2부에서는 토론의 전제와 기본 이론을 통해 전반적인 이해를 돕는다. 3부는 준비된 토론을 할 수 있도록 자료를 찾고 구성하는 방법들을 알려준다. 4부에서는 사례를 중심으로 토론의 실전 노하우를 소개한다. 설득력 있게 말할 수 있도록 돕는 13가지 방법, 토론 상황에서 발생할 다양한 상황에 대한 11가지 대처 방법의 총 24가지 노하우를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설명하여 쉽게 이해하고,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다. 5부에서는 우리나라의 가장 큰 토론인 역대 대선토론을 분석해 실제 대선토론 후보자들이 유권자의 표심을 얻기 위해 사용한 전략을 분석해 소개한다. 이에 따르면 19대 대선에서 홍준표 후보는 쉬운 단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상대 후보의 이미지를 규정한 반면 문재인 후보는 유리한 지지율을 바탕으로 민감한 이슈를 회피하는 방식으로 수비의 화법을 구사했다.

원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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