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김현민
그래픽=김현민
소아기에 매우 흔한 발진성 질환인 수두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연초부터 수두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데, 역대 최고 수준의 환자가 나온 지난해보다 많은 수준이다.

질병관리본부 통계를 살펴보면 지난 1월 한달 간 국내에서 발생한 수두 환자는 총 9813명으로 전년 동 기간(7128명)에 비해 2685명(3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2010년 1월 1138명을 시작으로 2011년 1월 3498명, 2012년 1월 3258명, 2013년 1월 3560명 2014년 1월 4801명 등 매년 증가해 왔지만 1만 명에 가까운 환자가 나온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또 이달까지 발생한 총 수두 환자 중 대부분은 0-9세가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0-9세 환자는 8467명으로 10대 환자 수(2368명)의 세배 이상에 이른다. 이밖에 연령대에서는 20대 242명, 30대 209명, 40대 110명, 50대 33명, 60대 20명, 70세 이상 12명 등이다.

수두는 헤르페스과에 속하는 수두-대상 포진 바이러스에 감염돼 발병하는 전염성 질환이다. 수두 백신이 사용되기 전에는 소아기에 발병하는 매우 흔한 발진성 질환 중 하나였지만 현재는 백신 접종으로 예방이 가능하다. 하지만 수두를 앓은 적이 없거나 수두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사람이 수두 환자와 접촉한 경우에는 비교적 쉽게 감염될 수 있다. 국내에서 수두가 가장 많이 발병하는 연령은 4-6세 사이의 소아다. 또 수두에 대한 방어력이 없는 사람이 가족 내에서 노출된 경우 수두에 걸릴 가능성은 80-90%로 높은 편이다.

수두를 앓을 때 다른 사람에게 수두를 전파시킬 수 있는 전염력이 있는 시기는 발진이 나타나기 1-2일 전부터 발진이 나타난 후 5일 정도까지다. 발진이 시작된 시기가 언제인지 정확히 모르는 경우에는 수포성 발진에 딱지가 생기고, 새로운 발진이 더 나타나지 않는다면 전염력은 없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수두 증상은 수두에 노출되고 나서 10-21일 후에 나타난다.

수두에 감염되면 미열 등 가벼운 전신증상이 있으면서 가려움을 동반하는 수포성 발진이 나타난다. 대개 급성 미열로 시작되지만 전신 증상이 심하지는 않다. 평균 14-16일 혹은 10-21일의 잠복기를 지나, 발열이나 피로함 등의 전구기 증상 후에 발진이 나타나기도 한다.

수두는 다른 증상 없이 발진이 첫 번째 증상으로 나타날 수도 있는데, 많이 가려운 것이 특징이다. 또 작은 빨간 반점이 구진(만져서 피부표면보다 약간 볼록하게 튀어난 경우)이나 수포로 발전하고 농포가 생길 수 있다. 발진은 보통 두피부터 시작되는데, 3-4일에 걸쳐 온몸으로 퍼져나가는 양상을 보인다. 하지만 발진이 생기는 순서는 항상 일정한 것은 아니며, 가피(딱지)가 생기면서 회복된다. 간혹 동시에 여러 단계의 발진이 한꺼번에 나타날 수도 있다.

수두의 가장 흔한 합병증은 발진 부위에서 오는 2차적인 피부 감염이며 폐렴 또한 나타날 수 있다. 이밖에 급성소뇌실조증이나 뇌염 등 중추신경계와 혈소판감소증도 생길 수 있다. 특히 성인이 수두에 걸리면 14세 이하의 소아에 비해 증상이 심해 입원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가 높은 편이다. 게다가 임신 중 수두를 앓게 되면 태아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성인의 경우 수두나 합병증으로 사망할 확률도 높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수두에 감염 됐을 경우 아스피린 복용은 자제해야 한다. 간과 뇌에 장애를 가져오는 라이증후군이라는 심각한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아스피린을 복용하던 사람에게서 수두가 의심되면 즉각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 수두의 치료는 가려움을 줄이기 위한 항히스타민 복용이나 국소도포제 사용으로 이뤄진다. 또 발열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해열제로 열을 경감시킬 수 있다. 또 13세 이상 청소년이나 만성 피부 질환자 등에게는 경구용 항바이러스 제제가 사용되기도 한다.

양은애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수두의 경우 소아에서 유병률이 높지만 성인에서 발생할 경우 소아보다 증세가 심할 수 있다"며 "게다가 입원율 및 합병증의 빈도가 높기 때문에 수두가 유행하는 시기는 감염 예방을 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박영문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