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지나면 반드시 봄이 온다. 얼마 전 입춘을 보며 더욱 그런 생각을 한다. 어떤 고난도 이겨낼 수 있다는 소망과 믿음이자 이겨내고야 말겠다는 의지다. 우리 조상들은 24절기 중 첫 절기인 입춘에 한해의 대길(大吉)과 다경(多慶)을 기원하는 각종 의례들을 행했다. 오늘날에는 입춘축을 제외한 풍습들은 대부분 희미해 졌지만 한해의 안녕을 기원하는 염원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지 않을까.

봄의 길목에서 우리 농업·농촌에도 작지만 의미 있는 희망의 메시지가 있었다.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2019 농업전망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농가소득이 4006만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농업생산액은 전년보다 1.5% 감소하지만 농외소득 증가에 힘입어 농가소득이 처음으로 4000만 원을 돌파한다는 것이다. 보는 시각이야 저마다 다르겠지만 2016년부터 농가소득 제고를 위해 달려온 농협 구성원들의 감회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농협은 김병원 회장 취임 이후 농협의 정체성을 회복하는데 주력해 왔다. 첫 번째가 2020년까지 `농가소득 5000만 원 달성`이었다. 이를 위해 농협은 전 계열사가 불요불급한 예산을 철저히 찾아내 농약·비료 등 영농자재 가격을 인하하는데 투입했다. 또한 농산물 가격안정을 위해 과잉농산물에 대해선 과감한 산지폐기 등으로 수급을 조절하고, 경매보다 6% 이상 가격을 높게 받을 수 있는 정가 수의거래제와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제 확대로 소득을 지지하는데 조직역량을 결집했다.

국민들은 지난 3년 동안 환골탈태를 위해 총력전을 편 농협에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있다. 지난해 5월 갤럽 설문조사에서 농업인의 71%, 도시민의 50%가 `농협이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 `잘 하고 있다`고 응답한 대목에 그대로 나타난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고 험하다고 느낀다. 스스로를 경계해 더욱 확고한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시험대가 바로 다음달 13일 치러지는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이다. 얼마나 깨끗하고 공정하게 치러내느냐에 따라 모처럼 농업·농촌에 불어온 봄기운을 도약의 훈풍으로 만들 수 있다.

조합장 선거는 지역적 협소성이나 선거인수가 적다는 특성으로 인해 다른 선거에 비해 불법선거운동이 발생할 소지가 크다. 실제로 금품제공 등의 불법으로 인해 농협의 공신력이 실추됐던 사례에 비춰 볼 때 걱정부터 앞서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과거를 교훈삼아 `클린선거`를 이끌어 낸다면 협동조합의 자율과 민주 역량을 대내외에 과시하고 국민의 신뢰를 더욱 공고히 하는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공명선거를 위해 농협은 공신력을 떨어뜨린 농·축협에 대해선 자금 지원을 중단하고 특별감사를 실시할 계획이며, 매주 수요일엔 전국단위 화상회의를 열어 추진현황을 점검하고 통합선거인명부 작성을 위한 조합원 관리시스템도 정비하고 있다. 깨끗하고 능력있는 지도자를 뽑아야 농가소득 5000만 원 시대를 하루빨리 열수 있다. 따라서 조합장 선거는 농가소득 5000만 원으로 가는 `시금석`이라 하겠다. 다가오는 조합장선거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치러져 모처럼 농업·농촌에 불어온 봄기운이 희망의 노래로 퍼져나가길 기대해 본다.

최명로 농협 논산시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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