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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백] 피셔맨 스윙

2019-02-12기사 편집 2019-02-12 08:5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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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프로골퍼 중 이보다 웃긴 스윙을 하는 선수가 또 있을까.

아마추어들이 연습장에서 이 스윙을 따라했을 때 티칭프로한테 지청구를 들을 게 뻔하다.

프로골퍼 최호성 얘기다.

그의 스윙은 일명 '피셔맨 스윙(Fisher Man Swing)'이다.

클럽을 낚아채듯 들어 올리는 피니시 동작이 낚시와 닮았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스윙 폼은 코미디지만 그가 프로골퍼로 걸어온 길이 다큐 이기에 웃긴 스윙 뒤에 짠함이 묻어난다.

최호성은 고등학교 현장 실습 때 오른쪽 엄지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를 당하고, 고교 졸업 후 2년 동안 방황 하다가 1995년, 23살에 골프장에서 일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가 골프장에서 한 일은 허드렛일이 전부였고, 26살이 되서야 겨우 골프채를 잡았다.

골프 잡지에 실린 스윙 사진을 보면서 독학으로 스윙을 익혔고, 변변한 레슨 한 번 없이 말 그대로 무작정 연습을 했다.

억척같은 노력 끝에 그는 골프채를 잡은 지 1년 만에 세미프로가 됐고, 1999년 KPGA 2부 투어에 몸을 담았다.

시쳇말로 '눈물 젖은 빵'을 먹던 고단한 2부 투어 생활을 하다 몇 차례 우승을 거쳐 2004년에서야 꿈에 그리던 1부 투어로 올라왔다.

그러나 다친 손 때문에 골프채를 잘 쥘 수 없는 핸디캡에다 20대 중반에 처음 접한 골프라 유연성과 부족한 파워 때문에 늘 젊은 선수들에게 뒤쳐지는 비거리를 고민하던 그는 거리를 늘리는 한 방법으로 온 몸을 쓰는 큰 스윙을 생각, 누구에게도 없는 지금의 스윙을 만들었다.

그는 이 스윙이 '생존을 위한 과정의 산물'이라고 했다.

고진감래처럼 우스꽝스러운 그의 스윙은 해외 토픽으로 방송과 SNS 등을 통해 전 세계인들에게 영상이 퍼져나가 유명세를 탔고, 미국 골프 전문 매체인 골프다이제스트가 선정한 '2018년 골프계 최고의 화제 1위'에 뽑히는 등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독특한 스윙 폼은 프로골퍼들 꿈의 무대인 PGA를 밟는 행운을 가져다 줬다.

우리 시간으로 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리치에서 개막한 PGA 투어 'AT&T 페블비치 프로암'에 초청 선수 자격으로 참가, 아쉽게 컷 탈락을 했지만 우승자보다도 더 많은 조명을 받았다.

누구보다 척박한 환경을 이겨낸 그이기에 전 세계 골퍼들이 열광하고 있다.

인간 승리가 따로 없다.

박계교 지방부 서산주재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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