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광장] 대기오염 개선을 꿈꾸는 몽골 친환경에너지타운

2019-02-12기사 편집 2019-02-12 08:5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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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이지현 (주)삼원밀레니어 대표

몽골의 겨울은 춥다. 같은 대륙성 기후에 속하는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와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의 위도는 각각 북위 48도 와 55.8도로, 울란바토르가 훨씬 남쪽에 위치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평균 기온은 울란바토르 -0.7°C, 모스크바 4.9°C로 울란바토르가 훨씬 춥다. 가장 북극에 가까운 그린란드 수도 누크는 위도가 64.18도 임에도 연평균 기온 -1.2°C로 울란바토르의 연평균 기온차는 0.5°C에 불과하다. 이렇게 보면, 울란바토르는 세계에서 가장 추운 수도 가운데 하나인 셈이다.

이 추운 땅에도 수천년을 이어 사람들이 대대로 살아오고 있다. 올해 겨울은 -40°C 이하로 내려가지 않아 몽골의 가축들은 그럭저럭 별 피해가 없이 지내는 듯하다. 그러나 가끔 -50°C 이하의 혹한이 지속되는 '조드(dzud: 몽골말로 재해)'가 오면, 방목지가 눈과 빙판으로 변해 대규모의 가축들이 추위와 영양부족으로 동사하거나, 폐렴으로 병사하기도 한다.

조드의 피해로 가축을 잃고 올란바토르로 온 유목민들은 게르촌으로 몰려들고 겨울 혹한을 견디기 위해 불타는 돌, 갈탄으로 난방 하면서 극심한 대기오염을 가중시킨다.

우리나라의 발전소는 전기만 생산하거나 지역난방과 겸하는 열병합 발전소가 있지만, 몽골의 경우 전기는 생산하지 않고, 난방을 위해 열만 공급하는 발전소가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울란바토르 중심가에서 동쪽으로 50여km 떨어진 곳에는 혹한과 대기오염 해결을 위해 운영되고 있는 날라흐구 몽골친환경에너지타운이 있다. 이 곳에서는 몽골의 혹한의 환경에 견딜 수 있는 태양광, 풍력발전기를 작년 11월부터 시험 가동 중이다. -40°C, 풍속 25m/s에서 가동할 수 있도록 자체 설계 기준으로 개발됐고, 올 겨울 4개월 째 별 다른 문제 없이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국제전기협회(IEC)의 국제 규정은 -25°C 이하면 설비 가동을 멈추게 되어 있지만, 겨울에 -30°C 이하가 일상인 몽골의 겨울 환경을 고려해 도전적 목표를 설정하고 설비를 개발했다.

태양광발전과 풍력발전은 전기 생산 메커니즘이 다르다. 태양광 패널은 태양광으로부터 에너지를 받아 패널에서 직류로 생산된 뒤, 생산된 전기를 우리가 사용하는 주파수와 전압에 맞게 교류로 바꾸어 주는 장치인 인버터를 통해 교류전원으로 바꿔 송전한다. 풍력발전기는 바람의 속도에 따라 불규칙하게 날개가 회전해 발전기에서는 불규칙한 전압과 전류의 교류 전기가 생산된다. 이에 풍력발전기에는 이 불규칙한 교류 전압과 전류를 직류로 변환하는 콘트롤러가 태양광과 다르게 하나 더 추가 된다.

따라서, 태양광발전은 태양광 패널, 인버터를 통해 송전되지만, 풍력발전은 풍력날개, 발전기, 콘트롤러, 인버터 순으로 전기가 송전된다. 바람이 불규칙하게 불거나 태풍과 같은 강풍이 불면 풍력날개가 엄청나게 힘을 받아 고속으로 돌게 되는데, 풍력발전기는 잘 돌아가는 것 보다, 설계 속도 이상으로 돌지 않게 하는 것이 더 어려운 기술이다.

당사가 개발해 몽골에서 시험중인 45Kw급 풍력발전기에는 날개의 회전속도를 제어하고,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다섯개의 안전 및 속도 제어장치를 구비하고 있다. 따라서, 풍력발전은 태양광 발전에 비해 훨씬 더 복잡한 융복합 기술이 요구되며, 더 높은 수준의 신뢰성과 안정성이 요구되는 전기기계 시스템이다.

몽골에서 시험중인 이 태양광, 풍력의 신재생 설비는 원래 전기를 생산할 목적으로 설계되었는데, 인허가 과정이 지연되면서 겨울 동안 송전이 어렵게 되었다. 이에 풍력발전기 뿐 아니라 태양광도 생산된 직류 전기를 인버터를 통해 교류로 바꾸지 않고, 직접 직류 히터를 가동하도록 설비의 일부를 개조해 시험하게 됐다. 이 전기 히터는 혹한에 대비해 반지하로 건설된 관리동 건물의 난방용으로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있다.

이 추운 겨울에 관리동 난방을 위해 매연을 내 품는 갈탄 난로 대신에 신재생 에너지를 사용함으로써 몽골의 대기오염을 개선하는 기회를 갖게 된 것이다. 몽골의 겨울을 위해 난방 열이 더 필요한 현실을 감안하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울란바토르의 오늘 밤 최저 기온은 -27°C를 예보하고 있다. 혹한에 견디는 강건한 풍력, 태양광 신재생 설비로 난방도 할 수 있는 대한민국의 신재생 설비가 몽골의 한줄기 희망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이지현 (주)삼원밀레니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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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2몽골 친환경에너지타운 신재생 설비 시험 현장 전경. [사진=삼원밀레니어]

첨부사진3태양광 설비 너머로 매연이 뒤 덥힌 날라흐구 마을이 보인다.[사진=삼원밀레니어]

첨부사진42010년 조드(dzud)에 죽은 몽골 Erdenesant 지역의 가축 폐사체 흔적. [사진=생물다양성정보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