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도 홍역 환자가 발생해 방역 당국이 접촉자 파악 등 전파 확산 차단에 나섰다. 지난 1월 유럽여행을 다녀온 20대 남성이 유전자 검사결과 11일 홍역 양성판정을 받은 가운데 대전시 서구 관저동 건양대학교 병원에 홍역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빈운용 기자
대전에서도 홍역 환자가 발생해 방역 당국이 접촉자 파악 등 전파 확산 차단에 나섰다. 지난 1월 유럽여행을 다녀온 20대 남성이 유전자 검사결과 11일 홍역 양성판정을 받은 가운데 대전시 서구 관저동 건양대학교 병원에 홍역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빈운용 기자
전국적으로 유행 중인 홍역 환자가 대전에서도 발생하면서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홍역은 전염력이 강한 특성을 지니고 있는 질환인 만큼 감염 확산에 대한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11일 대전시와 질병관리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침, 콧물, 발진 등 홍역 의심 증세를 보인 20대 남성에 대한 유전자 검사결과, 양성 반응이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는 증상이 경미해 의료진의 판단 아래 자택격리가 이뤄지고 있으며, 정확한 진단을 위한 유전형 분석이 이뤄지고 있는 상태다.

앞서 이 남성은 홍역 예방 백신 접종을 1차례만 마친 상태로 지난달 프랑스와 아이슬란드 등 유럽 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31일 기준 프랑스·독일·이탈리아 등 유럽 40개 국은 물론 중국·일본 등 아시아 10개국 등은 홍역 유행 국가로 분류되고 있다.

게다가 이 남성이 홍역으로 진단 받기까지 과정에서 수 십명의 접촉자가 나온 것으로 확인되고 있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서구에 주소지를 둔 이 남성은 발열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자 지난 7일 월평동의 한 의원급 의료기관을 찾았으며, 이후 8일에는 대덕구의 한 종합병원에 내원했다. 현재까지 시에서 집계하고 있는 접촉자 수는 50명이다. 이들에 대해서는 모니터링이 이뤄지고 있으며 아직까지 의심 증상이 나타나지는 않은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의심환자가 발견되면 권역별로 지정한 선별진료 의료기관을 안내하는 등 확산 방지에 대비하고 있다"며 "예방을 위해서는 반드시 MMR(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고 밝혔다.

홍역은 전세계적으로 유행하는 급성 발열성 발진성 질환이다. 백신 개발 이후 선진국에서는 발생이 현저히 감소했지만 개발도상국가에서는 아직도 흔하며 특히 소아에서 생명을 위협하는 주요한 질병으로 남아있다. 홍역은 특히 기초감염재생산지수(R0)가 12-18에 이를 정도로 감염력이 높은 질환 중 하나다. 기초감염재생산지수는 쉽게 말해 환자 1명이 감염시킬 수 있는 인원 수를 의미한다. 홍역과 함께 2군 법정 감염병에 속하는 수두의 경우에는 기초감염재생산 지수가 7 정도다.

때문에 감염 확산을 우려하는 시민들은 불안감을 내비치고 있다.

주부 이모(37)씨는 "타 지역에서 홍역 확진 환자가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대전에도 환자가 나올까 걱정했는데 결국 현실이 됐다"며 "메르스 사태처럼 지역에서 많은 홍역 환자가 나오는 것은 아닌지 불안하다"고 말했다.

반면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경우 홍역 예방 접종률이 높은 만큼 대규모의 확산이 이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강성희 건양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홍역 자체는 전염력이 굉장히 큰 편이지만 백신 효과가 좋아 예방 접종을 하면 감염을 막을 수 있다"며 "때문에 국내에서 발생하는 홍역 보다는 해외에서 유입돼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경향이 높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11일 오전 10시 기준 국내에서 홍역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는 총 54명이다. 지난해 12월 대구에서 홍역 첫 환자가 신고 된 이후 경북과 서울, 경기 안산·화성·부천, 전남 등에서 추가 확진 환자가 잇따라 발생했다.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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