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립미술관 오창전시관 기획전 '래디컬 아트' 내달 31일까지

안시형 강돌만들기(2007) / 사진=청주시립미술관 제공
안시형 강돌만들기(2007) / 사진=청주시립미술관 제공
청주시립미술관 분관 오창전시관은 올해 첫 번째 기획전시로 `래디컬 아트(Radical Art)`를 개최한다. 다음달 31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퍼블릭 아트 프로젝트 `아트 인 라이프(Art in Life)`의 연계 전시로 박기원, 박정기, 안시형 작가의 대표 작품을 선보인다.

세 작가의 창작 조형물은 오창전시관 옥외전시장과 1층 실내 로비, 야외 화단 등에 설치된다. 도서관 특성에 걸맞게 제작된 이번 창작 조형물은 시민들에게 상시 개방돼 문화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예술을 통해 `대중을 위한 문화 예술 공간`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시의 키워드인 래디컬(Radical)은 `뿌리와 원천` 또는 `급진적`이라는 두 가지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전시는 공공미술에서 말하는 장소의 특정성과 `오창`이라는 도시에 뿌리를 둔다. 또한 그동안 현대미술에서 두드러지지 않았던 급진적인 작가와 작품을 소개하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

박기원 작가는 주어진 공간을 최소한의 형식으로 구현해내는 설치 작업을 선보인다. 전시장 바닥과 벽면 전체를 에워싼 `엑스(x)`는 아무 것도 없음을 상징하는 엑스(X) 표시를 통해 `사람의 균형,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선 같은 제로상태`를 나타낸다. 이번 전시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뜨거운 물`은 공간에서 즉각적으로 감지되는 대기와 분위기를 표현한 것으로, 붉은 빛에 의해 용암이 흐르는 듯한 느낌을 연출한다.

박정기 작가는 지금까지 공간 프로젝트를 통해 실현된 일련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동양의 이미지를 형상화한 `붓걸이`과 독일 뮌스터 도시의 전시공간 자체를 전시한 `미술관을 위한 미술관`은 공간에 대한 작가의 직관적이면서도 감각적인 접근을 보여준다.

안시형 작가는 우리 주변에서 발견되는 오브제와 그 오브제가 갖고 있는 지극히 개인적인 내러티브를 관람자에게 제시한다. 건축물 폐자재에 박혀있던 구부러진 못을 망치로 펴는 작업을 통해 탄생한 작품 `못`은 본연의 성질이 사라지고 연약한 모습만 남은 오브제의 모습을 보여준다. 작가의 독특한 시선으로 재구성된 이번 작업은 노동집약적이고 유머러스하며, 세상에 대한 연민과 자기성찰까지 느끼게 한다.

이처럼 전시는 사각 프레임으로 제한된 공간에서 보는 이에게 착시를 느끼게 한다. 또한 공간 안에 또 다른 공간이 형성된다거나, 일상의 사물들이 새롭게 보이게 하는 등 다양하고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한편 이번 전시의 연계 프로그램인 `작가와의 대화`는 오는 14일 오후 2시부터 진행된다. 이 자리에는 작가 평론을 맡은 류병학 미술평론가와 참여작가 3인(박기원, 박정기, 안시형)이 참여해 창작 조형물을 대중들에게 소개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김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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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시형 못(2013) / 사진=청주시립미술관 제공
안시형 못(2013) / 사진=청주시립미술관 제공
박기원 뜨거운 물(2019) / 사진=청주시립미술관 제공
박기원 뜨거운 물(2019) / 사진=청주시립미술관 제공
박정기 붓걸이(2010) / 사진=청주시립미술관 제공
박정기 붓걸이(2010) / 사진=청주시립미술관 제공
박기원 엑스(2019) / 사진=청주시립미술관 제공
박기원 엑스(2019) / 사진=청주시립미술관 제공

김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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