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대훈 한국기계연구원 플라즈마연구실장

"출연연에서 연구한 미세먼지 저감기술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적절한 규제완화와 상용화로 이어질 수 있는 연속적인 기술지원이 병행돼야 합니다."

이대훈<사진> 한국기계연구원 플라즈마연구실장(공학박사)은 10일 기계연 연구실에서 본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박사 연구팀은 지난 2016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질소산화물을 저감할 수 있는 플라즈마 버너 기술을 개발해 과학계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이 기술은 기계연 플라즈마 연구실의 독자적 원천기술인 플라즈마 버너를 매연저감장치(DPF)에 적용한 기술이다. 이를 활용하면 디젤차에서 배출되는 매연을 많게는 95%까지 저감시킬 수 있다. 특히 기존 기술과 달리 배기가스 온도가 낮거나 엔진의 운전 조건이 나쁘더라도 제약없이 매연을 태울 수 있어 현존하는 기술 가운데 가장 뛰어난 기술로 꼽힌다.

우리나라의 초미세먼지는 WHO 권고 기준보다 무려 2.6배나 높고 선진국 도시보다도 높은 수준으로써, 미세먼지 저감대책이 그 어느때보다 시급한 상황이다.

이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이 기술은 현장에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이 박사는 "지난해 2월 2대의 공군작전차량에 시범적으로 플라즈마를 이용한 매연저감장치를 장착했는데 1년동안 에러도 나지 않았고, 매연도 99%까지 제거됐다는 결과물을 얻었다"며 "공군작전차량을 시범운행하기에는 가혹한 조건이었음에도 이와같은 성과가 나와 올해 7-8대 정도 추가로 장치를 장착하고, 내년에는 더 확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수년간 고생해서 연구한 기술이 성과를 내기도 하지만, 예기치 못한 규제에 가로막혀 신 기술이 빛을 보지 못하는 일도 적지 않다. 설비 운용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대형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도입된 PSM제도가 대표적이다.

이 박사는 "지난해 발전소에서 초기 기동시 배출되는 매연을 잡을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고, 발전소에서 실증평가를 하려고 했었다"며 "기술 검증을 위한 일회성 테스트였음에도 PSM을 거쳐야만 테스트가 가능하다는 관련 기관의 해석 때문에 결국 1년 가까이 늦어졌고, 그 사이 신기술을 적용할 때 기존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 외국 기술이 먼저 들어오면서 시장을 놓쳐버렸던 아픔이 있었다"며 적절한 규제완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와 더불어 수요기업에 기술이전 후 계속적인 기술지원이 뒷받침돼야 상용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박사는 "기술이 있다고 해서 바로 상품화 되는 것도, 상품이 잘 팔린다는 보장도 없다"며 "기업이 상용화 하려면 계속적인 기술 지원을 해줘야 하는데, 별도의 예산이 없다보니 상용화로 이어지지 못하고 기술도, 상품도 사장되는 경우도 많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 박사는 그러면서 미세먼지를 없애기 위해서 다양한 저감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세먼지는 한 두가지만 집중적으로 잡는다고 해서 잡히는 것이 아니다"며 "미세먼지 발생 원인이 다양한 것처럼 그에 맞는 대책들을 꾸준히 대응을 해 나간다면 시간은 다소 걸리겠지만 조금씩 나아지는 결과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원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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