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대전지방법원서 교육청·반발 학부모 심문 진행

그래픽=윤종운 기자
그래픽=윤종운 기자
세종시교육청의 고교 배정 오류로 인한 파행이 한달째에 접어들고 있지만 사태 일단락은 커녕 오히려 법적분쟁으로 번지는 등 잡음이 지속되고 있다.

최교진 교육감이 구제방침을 철회하면서 이에 반발한 학부모들은 시교육청을 상대로 대전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다음달 4일 입학식까지 1개월이 채 남지 않은 시점이어서 사태가 장기화 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학부모는 12명으로 이들은 지난달 30일 세종시교육청을 상대로 대전지방법원에 고교 신입생 배정 결과를 취소하고,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행정처분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앞서 시교육청은 지난달 11일 2019학년도 고교 배정 결과를 발표했지만 외국어고·국제고·자사고 합격자를 중복 배정하는 오류를 내 같은 날 밤 재배정 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최초 배정보다 후순위 학교로 밀린 학부모 195명의 반발에 따라 전원 구제 방침을 발표했다가, 과소학교에 배정받은 학부모들의 항의가 일면서 변호사 법률자문을 거쳐 이를 다시 철회했다. 이에 따라 이번 고교배정 오류 사태는 2차 배정 결과를 따르는 것으로 사태가 일단락 되는 듯 했으나 195명 중 12명의 학부모가 소송을 제기하면서 갈등은 법정분쟁으로 번졌다.

대전지방법원 재판부는 다음달 새 학기가 시작된다는 점을 감안해 해당 소송 건의 심문기일을 8일 오후 2시에 신속히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만약 법원이 1차 배정을 취소하고 2차 배정 처분의 효력을 중지 시켜달라는 학부모들의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이면, 소송에 참여한 학부모 12명에 대해 1차 배정 결과를 적용하게 된다.

법원은 8일 진행되는 심문에서 학부모 측 변호사와 시교육청 관계자 양 쪽의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다. 소송을 제기한 학부모들 모두 지난달 31일까지 2차 배정대로 학교등록은 마친 상태다.

하지만 교육당국이 이러한 법적분쟁에 휘말리면서 사태 장기화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세종지역 한 학부모는 "세종시교육청이 워낙 입장 번복을 자주 하다 보니 다른 지역보다 교복 구입과 같은 새 학기 준비가 늦었다"며 "소송까지 갔다는데 입학식 등 다른 학사일정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세종시교육청은 소송 건과 별개로 이달 중 과소학교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방안을 마련, 언론브리핑 등을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 또 시교육청 홈페이지에 정원 미달 고교에 대한 추가모집 공고를 낸 상태이며, 입학전 전학과 추가배정을 통해 학생을 우선 배정하고 경력교사 지망 내 우선 배치, 교육과정 특성화 지원 등을 시행할 방침이다. 아울러, 평준화 정책의 개선 방안을 정책연구 등을 통해 8월 말까지 마련하고, 담당부서와 협의해 스쿨버스 지원 등 향후대책을 총체적으로 논의하겠다는 계획이다.

소송을 제기한 세종시 참다운 교육실현 모임 학부모 대표는 "입학을 앞두고 설레는 마음으로 새 학기를 준비해야 하는 시점에 아이들이 과도한 불안과 스트레스로 고통의 늪에 빠져있다"며 "이번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져 편안한 마음으로 학업에 전념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새 학년도의 입학식 등 학사일정이 차질없이 진행 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세종시교육청은 이번 고교배정 오류 사태에 대한 외부 감사 의뢰를 검토중이었으나, 법적 분쟁 등으로 인해 감사일정 연기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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