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베어스 유니폼을 입게 된 권혁 전 한화이글스 투수. 사진=연합뉴스
두산베어스 유니폼을 입게 된 권혁 전 한화이글스 투수. 사진=연합뉴스
한화이글스가 베테랑들과 연이어 결별하면서 자연스레 리빌딩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는 방출을 요구한 좌완 투수 권혁(36)의 요청을 받아들여 지난 1일 공식 자유계약선수로 공시했다. 권혁은 이틀 뒤 두산베어스와 연봉 2억 원에 계약을 맺었다.

앞서 권혁은 지난 달 말 자신의 이름이 한화의 2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있는 것을 보고 "기회가 있는 다른 팀에서 뛰고 싶다"는 뜻을 밝혔고, 한화는 KBO에 권혁에 대한 자유계약선수 공시를 요청했다.

2002년 1차 지명으로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한 권혁은 2015년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뒤 한화와 4년 계약했다. 당시에도 삼성에서 자신의 입지가 좁아진 것을 확인하고 기회가 많은 한화를 택했다.

권혁은 2015년과 2016년 김성근 감독 체제에서 불펜 핵심으로 활약했다. 2015년엔 9승 13패 17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4.98을 올렸지만 2017년부터 부상을 당하는 등 악재가 겹치면서 마운드에 설 기회가 줄었다.

재활을 거듭하던 권혁은 지난 시즌 9월에 복귀해 1승 1패 3홀드 평균자책점 4.91을 올렸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권혁의 빈자리를 메울 가능성 있는 좌완 투수들이 1군과 2군에서 훈련하고 있는 만큼 이번 캠프에서 가능성 있는 자원을 선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화는 권혁에 앞서 지난 해 말 투수 배영수(38)와 심수창(38)의 방출 요청을 받아들였다. 배영수는 두산에, 심수창은 LG에 새 둥지를 틀었다.

한화에서 베테랑의 입지는 좁아지고 있다.

한용덕 감독은 지난 시즌 `능력`을 위주로 젊은 선수들을 적극 기용하면서 신진 조화를 이뤄내고 쇄신에 방점을 두며 재편에 나섰다. 이 같은 판단은 지난 시즌 한화를 정규 3위로 올려놓는 기대 이상의 성적으로 돌아왔다.

젊은 선수들로도 충분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은 올 시즌에도 이어지고 있다.

한 감독은 올 시즌을 신구조화를 바탕으로 한 팀 리빌딩 원년으로 삼았다. 자연스런 세대교체로 팀 리빌딩에 나서면서 한화를 강팀으로 도약시키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면서 지난 시즌에 이어 2년 연속 가을야구 이상을 목표로 잡았다.

올 시즌 대비 스프링캠프에 한 감독은 노시환·변우혁·유장혁·정이황·박윤철·김이환 등 역대 최다급인 신인 6명을 승선시켰다.

한용덕 감독은 캠프 출국 전 인터뷰에서 "신인 6명은 기존 선수들과 경쟁이 될 것"이라며 높은 기대감을 내보였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신진급 선수들에게는 또 다른 기회가 주어진 상황이 됐다"며 "젊은 선수들이 기회를 살려 공백을 최소화할 선수로 성장하는 것이 주전급 뎁스 강화의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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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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