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대한민국 재테크 트렌드] 앤드루 양 지음·장용원 옮김/흐름출판/367쪽/1만6000원

미국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종사하는 직업군은 사무 및 행정직원이다. 이 중 250만개가 고객서비스 상담직이다. 이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고졸 출신자로 시급 15.53달러(1만 7000원)를 받으며 콜 센터에서 일한다.

여기 또 10명 중 한 명의 미국인이 영업 및 판매 직원으로 일하고 있다. 그 중 880만명이 소매 영업 직원이며, 이들의 평균 시급은 11달러(1만 2000원)를 번다.

미국에서 세 번째로 큰 직업군은 요리 및 서빙직원이다. 이들의 평균 시급은 10달러(1만 1000원)로 고졸 학력자가 대부분이다.

세계경제포럼은 2016년에 미래일자리보고서에서 `기술의 발달로 인해 2020년까지 51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다`라고 발표했다. 이는 기술의 진보가 보통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을 위험이 코 앞에 닥쳐왔음을 알리는 지표다.

변호사 출신 기업가인 `앤드루 양`이 기술 혁명의 심장부인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보통 사람들의 일자리 전쟁을 추적 정리한 심층 보고서를 펴냈다. 지난 10년간 10만 개의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일했던 저자가 로봇과 어쩔 수 없이 대립국면에 놓인 인간의 현실을 일깨운다. 운전기사, 사무원, 행정원부터 외과의사, 법조인, 기자 등 고소득 일자리까지, 기술이 어떻게 일자리를 체계적으로 제거하고 있는지 이해하고 쉽고 간결한 문체로 전한다.

저자는 자동화가 진전되면 실업 쓰나미가 밀어닥칠 것이라고 경고한다. 최근 미국에서 이뤄진 한 조사에 의하면, 앞으로 7년 안에 미국인 1300만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고 한다.

문제는 또 있다. 저자가 주목하는 현상은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자신이 신규 창업을 도운 스타트업들조차도 일자리를 없애는 방향으로 사업 아이템을 찾고 있다는 사실이다. 상담원을 대신하는 소프트웨어는 물론 배달앱과 물류 자동화 시스템, 자동으로 고객을 응대하는 인공지능 답변 소프트웨어 등 효율성을 높여주는 기술개발에 뛰어드는 스타트업이 대부분 것이 현실이다.

기술로 인력을 대체하는 현상은 한국에서도 가시화하고 있다. 패스트푸드점과 마트에 무인계산대가 등장해 사람이 직접 주문을 받거나 결제를 도울 필요가 없어졌다. 지난해 국내 택시기사들이 전면 총파업을 단행한 것도 카카오라는 거대 기업의 카풀 서비스가 택시를 업으로 삼는 기사들에게 당장의 생계를 위협하는 커다란 공격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는 이 상황에서 우리의 삶과 아이들의 미래를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앤드루 양은 미래에는 `사람들을 관리하는 직업, 전문성이 고도화된 직업, 이에 당사자를 면대면해서 갈등을 줄이는 직업 등 대인관계적인 기술을 요하는 직업군들이 살아남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런 직업들은 암기하고 분석하는 능력보다, 공감하고 창의성을 발현하고, 판단력이 우위에 서게 되기 때문에 우리의 교육 시스템을 지금부터라도 바꿔야 한다고 지적한다. 클라우드,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첨단기술과의 일자리 전쟁은 한국사회에서도 서서히 가시화 되고 있다. 기술의 발달은 우리에게 준비할 시간도 주지 않고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빼앗을 가능성이 크다. 지금부터 미래의 변화를 위해 방책을 생각해 봐야 할 때다.

원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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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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