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 까치 설날을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곱고 고운 댕기도 내가 드리고 새로 사온 신발도 내가 신어요.`

이 노래는 윤극영 선생(1903-1988)이 1924년 작사, 작곡한 `설날`이라는 노래의 한 구절이다. 어릴 때 누구나 한 번쯤은 설을 생각하며 고향 가는 길에 불러봤을 노랫말이다. 이 노래를 부르면 절로 흥이 나곤 한다. 빨간날은 휴일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뜰 뜨는 것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좋은 이유는 세뱃돈 때문일 것이다. 명절에 세뱃돈을 받는 날은 설 밖에 없다. 그래서 인지 차례를 마치고 나면 이웃집에 세배를 가는 것이 하나의 일과처럼 여겨졌다. 그만큼 주머니 돈이 많아지니 말이다. 그러나 요즘은 삶이 팍팍하다 보니 괜히 부담만 주는 것 같아 이런 풍습은 사라진지 오래다.

민족의 최대의 명절인 설이 턱 앞으로 다가왔다. 설하면 세뱃돈이 떠오르는 것은 당연지사다. 세뱃돈은 세배를 받은 사람이 세배를 한 사람에게 주는 돈이다. 이맘 때면 은행창구마다 세뱃돈으로 쓸 신권을 구하려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바빠진다. 세배(歲拜)는 어른이 무사히 겨울을 넘기고 새해를 맞은 것을 기념해 문안 드리는 것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이때 인사를 찾아온 이들에게 차례음식 등을 건네며 덕담을 주고받은 것이 현재 세뱃돈의 기원이라고 전해진다.

세뱃돈은 중국에서 유래됐다고 알려져 있는데 결혼하지 않은 자녀에게 `홍바오(紅包)`라고 부르는 붉은 봉투에 돈을 넣어 `궁시파차이(돈 많이 버세요)`라는 덕담을 건네는 풍습이 있었다고 한다. 이후 일본으로 전해진 후 우리나라로 들어왔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처음에는 세배하러 온 아이들에게 떡이나 과일 등을 내주다가 세월이 흐르면서 1960년대 중반부터 세뱃돈을 주기 시작했다고 한다. 아마 세월이 흐를수록 삶이 풍족해지다 보니 현재는 음식 대신 빳빳한 신권으로 세뱃돈을 주고 있다. 세뱃돈을 신돈으로 주는 것은 새해 첫날 받는 돈이기 때문에 부정타지 말고 기분 좋게 쓰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어느 누구나 세뱃돈을 받아 들면 마음이 뿌듯해하는 건 매한가지일 것이다. 부의 상징인 황금돼지 띠의 해인 만큼 모든 가정에 만복이 가득하길 기원한다.

황진현 천안아산취재본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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