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박문호 지음/김영사/468쪽/3만8000원

대중과 호흡하며 과학학습 운동에 매진하고 있는 `뇌 과학 전문가` 박문호 박사가 신간 `생명은 어떻게 작동하는가`로 독자를 찾아왔다.

이번 책은 저자가 직접 수십차례 그려가며 종합·변형했거나 창안해 낸 236컷의 그림과 `결정적 지식`을 제시하면서 호흡과 대사, 생명의 출현에서 성장·노화·죽음과 유전까지, 생명 현상의 중요한 메커니즘을 분자 수준에서 서술한다.

책은 만만치 않다. 과학을 전공하지 않는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되지 않을 분자식과 생화학 회로들이 제시되고 이를 기억할 것을 강조한다.

그는 "생물학의 지식은 대부분 분자식으로 표현되고, 생 화학은 생체 분자들의 변환 과정에 대한 학문"이라며 "생물학을 대충 1년 공부하기보다 생화학 관련 분자식 30개를 기억해 익숙해지는 방식이 더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국내외 모든 생화학 교과서와 전문서적, 논문을 섭렵해 광합성 명 반응과 암 반응, 미토콘드리아의 지방산의 베타산화 등 주요한 생화학 메커니즘을 빠짐없이 담았다. 한번 읽고 이해하기는 녹록치 않다. 하지만 저자가 직접 만든 236컷의 일러스트와 책에서 제시하는 종합화한 그림, 결정적 지식(하나를 이해하면 다른 지식들을 터득하게 되는 지식)과 같은 장치로 이해를 돕는다. 정보를 한 페이지에 통합해서 보여줌으로써 서로 상관없는 듯한 생화학 기관과 메커니즘이 서로 대응되는 구조를 지닌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임을 깨닫게 된다.

저자는 이 책에서 분자식을 반복해 강조한다. 분자 구조가 사물의 실체를 보여준다는 입장에서다.

그는 "생명 현상은 대사 작용이고, 대사는 산화 환원 작용이며, 산화 환원은 전자의 이동에 의한 분자 변환 과정"이라며 "이 책의 핵심 내용은 생화학 분자 변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다른 수십개 분자식의 원천으로써 핵산, 아미노산 등 글루코스에 많은 분량을 할애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생명이 출현하는 데는 탄소, 수소, 산소만 있으면 되고, 질소는 생명 출현 후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는 다른 과학책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독특한 이론이다.

박문호 박사는 경북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텍사스 A&M대학교에 유학해 전자공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30년간 재직하면서 반도체 레이저, 반도체 통신소자를 연구했다. 자연과학의 세계관을 통합적으로 이해하고 싶다는 열망으로, 30여 년간 방대한 양의 자연과학서를 두루 섭렵하면서 삶의 근원을 캐는 공부에 매진했다. 그렇게 얻은 지식과 통합적 안목으로 인해, 그는 이제 오히려 자연과학과 뇌과학 분야의 전문가로 통한다.

`연구공간 수유+너머`, 삼성경제연구원, 서울대, KAIST, 불교 TV, YTN 사이언스 등에서 우주론, 일반상대성이론, 뇌를 주제로 강의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원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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