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남진(正南津)' 장흥으로 떠나는 맛기행

[사진=광주일보 김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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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은 역시 먹는 재미다. 제아무리 매서운 겨울 날씨라도 맛있는 음식을 찾아가는 먹방여행은 두 팔 벌려 환영이다. 팔도를 떠돌며 온갖 산해진미를 맛보는 미식가들도 인정한다는 전라도로 맛 여행을 떠나보자. 설 연휴를 앞두고 향한 곳은 `정남진(正南津)` 장흥이다.

◇겨울 보양식 매생이탕·매생이 떡국=장흥의 맛을 보려면 `정남진 장흥토요시장`으로 가면 된다. 온갖 산해진미가 가득하기 때문이다. 장흥 읍내를 가로지르는 탐진강변 예양리에 자리한 장터에는 매주 토요일마다 시장이 선다. 먹을거리와 볼거리, 즐길거리, 살거리가 가득한 주말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호응을 얻으며 `2017-2018 한국관광 100선`에 뽑히기도 했다.

관광객들이 꼽는 토요시장의 첫 번째 매력은 신선한 한우고기를 값싸게 먹을 수 있다는 점이다. 시장내에 20곳이 넘는 한우판매점이 있는데 이곳에서 고기를 구입한 후 인근 고기구워먹는 집에서 키조개, 표고버섯과 함께 `장흥 삼합`을 맛볼 수 있다.

겨울의 토요시장은 매생이가 매력을 더한다. 이맘때의 시장 가판대에는 짙은 초록빛깔의 해조류가 많다. 감태나 파래도 더러 눈에 띄지만 대부분은 매생이다. 오염되지 않은 맑은 바다에서만 자란다는 매생이는 장흥산을 최고로 친다. 대덕읍 신리, 옹암, 내저마을과 회지면 죽도에서 주로 자란다. `실크 매생이`로 불리는 내저 매생이는 전국에서 품질이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뜨끈한 매생이탕 한 그릇을 먹고 싶어 둘러봐도 매생이 요리 전문점은 눈에 띄지 않는다. 시장 상인의 추천을 받아 상가 2층에 자리잡은 맛집을 찾아갔다. `불금탕` 전문점이라는데 다행히 매생이 떡국과 매생이탕도 먹을 수 있었다.

"장흥은 매생이 주산지이긴 하지만 특별히 매생이 전문 음식점은 없어요. 제철음식이다 보니 일년 내내 매생이를 팔수는 없으니까요. 주로 토요시장 구경을 오거나 장흥삼합을 먹으러 왔다가 시장에서 매생이를 사가는 분들이 대부분이에요. 삼합처럼 매생이를 사오면 상차림값을 받고 끓여드리기는 해요. 굳이 사오지 않아도 매생이를 끓여달라는 분들에게 겨울철에 한해 끓여드립니다." 식당주인이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매생이탕은 굴과 매생이를 넣고 소금이나 간장으로 간만 해도 충분하다. 매생이와 굴 자체에서 나는 맛과 향이 요리를 완성해준다. 탕을 끓이거나 떡국을 끓일 때에도 매생이는 가장 마지막에 넣어야 한다. 물과 매생이의 비율은 대체적으로 1:1 정도가 좋다.

물이 끓으면 매생이를 넣고 고루 익도록 젓가락으로 살살 풀어준다. 입맛에 따라 간을 하고 끓기 시작하면 불을 끈다. 너무 끓이면 매생이가 녹아 버리기 때문에 매생이를 끓일 때에는 집중하는게 좋다. 떡국을 끓이는 동안 주인장에게 질문을 쏟아낸 탓에 색깔이 탁해졌다고 안타까워 한다.

매생이는 젓가락으로 먹기를 권한다. 숟가락으로 뜨면 국물과 함께 흘러내린다. 숟가락으로도 쉽게 떠먹을 수 있는 매생이탕이라면 냉동 매생이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냉동시킨 매생이가 안좋다는게 아니라 아무래도 냉동실에 들어갔다 나온 매생이는 맛과 향, 빛깔에서도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매생이탕을 먹을 때는 조심해야 한다. 김이 잘 나지 않기 때문에 뜨거운지 모르고 먹다가 입 천장을 데이는 경우가 흔하다. 오죽하면 `미운 사위`에게 매생이탕을 끓여준다는 말이 나왔을까. 매생이는 탕이나 떡국 외에도 나물이나 매생이 회무침, 전을 부쳐먹어도 좋다. 장흥매생이는 12월말에서 이듬해 2월까지 맛볼 수 있다.

◇추워야 더 맛있는 바닷가 굴구이=장흥으로 떠나는 겨울 미식기행 두 번째는 굴구이다. 바다를 끼고 있는 고장이라면 굴구이는 어디에서는 만날 수 있다. 창고나 비닐하우스를 이용해 한시적으로 3~4개월동안 굴구이를 판매하는 곳이 많다.

일출 명소인 용산면 남포마을에서는 마을 주민들이 앞바다에서 굴을 채취해 방문객들에게 판매하거나 굴구이를 먹을 수 있도록 한다. 자연산 굴인데다 한달에 1~2차례 물때가 맞을 때 채취를 하기 때문에 귀하다. 마을까지 찾아가지 않으면 남포굴을 구하기는 힘들다.

관산읍 역시 굴구이 명소로 꼽힌다. 죽청해변 인근에는 양식 굴구이 집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고 바닷가까지 가지 않더라도 차로 이동하는 도중 굴구이 간판을 내건 비닐하우스를 발견할 수도 있다.

뭐가 그리 급했던지, 바닷가까지 이르기도 전에 관산읍에 들어서 가장 먼저 발견한 굴구이집에서 차를 세우고 말았다. 장작불에 석쇠를 올려 굽는 곳도 있지만 이곳은 드럼통 화롯대에 가스불을 켜고 구워먹는다.

인원수대로 장갑과 칼이 준비된다. 화롯대를 빙 둘러 키낮은 간이의자에 앉아 기다리니 잘 씻은 굴이 대야 가득 담겨 나온다. 어른 주먹보다 큰 굴도 많다. 달궈진 드럼통에 굴을 가득 올려놓고 입이 벌어질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중간에 한번 정도 뒤집어 주는게 좋은데 고루 잘 익기도 하고 한 방향에 그대로 두면 껍질이 타면서 터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직화 굴구이는 속에서 물이 떨어지면서 튀는 위험이 많은데 구이판에 올려 구우니 그럴 위험은 줄어든다. 하지만 주의해서 나쁠 건 없다.

입이 살짝 벌어진 굴은 장갑을 끼고 칼로 껍질을 벌려 꺼내 먹으면 된다. 먹는 재미보다 `까먹는` 재미가 더하다. 덩어리 하나에 굴 서너 개가 붙어 있을 때는 이득을 본 기분이다. 비린 맛은 없지만 그래도 생굴이 싫다면 앞 뒤로 바싹 잘 구워서 먹으면 된다. 굴구이 만으로 부족하다 싶으면 굴전이나 굴 떡국, 회무침을 추가 주문해 먹기도 한다.

◇우드랜드 편백효소 스파 테라피=든든하게 배를 채웠으니 찬바람에 지친 몸에 휴식을 주는 시간이다. 장흥 관광의 첫 번째로 꼽히는 `우드랜드` 편백숲에 톱밥효소 스파 치료실이 생겼다는 소식에 찾아가 봤다.

항균력과 면역력증간, 진정효과 등이 뛰어난 피돈치드를 가장 많이 함유한 편백나무의 톱밥과 쌀겨, 미생물(고초균) 등을 일정비율로 배합해 천연재료속의 미생물들이 유기물을 분해하면서 발효시킨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인 대사열은 원적외선 형태인데 이 열을 이용한 방법이 `편백효소 Spa Therapy(열 치료)`다.

직원의 안내를 받아 옷을 갈아 입고 스파실로 들어간다. 찜질에 앞서 탈수 방지를 위해 물을 넉넉하게 마셔줘야 한다. 편백효소 스파는 순수 자연 발생열로 70~80℃까지 발열이 가능하다. 인위적인 열을 사용하지 않고 자체 발생되는 원적외선 열을 이용하기 때문에 온도 조절은 불가능하다. 사우나실의 물 온도의 경우 40℃만 넘어서도 뜨겁다고 느끼기 때문에 70~80℃라는 직원의 설명에 망설이지 않을 수 없다.

개별로 준비된 욕조에 들어가 눕자 얼굴을 제외한 몸 전체에 편백효소를 덮어준다. 걱정했던 것과는 다르게 버틸만하다. 폭신한 편백이 몸을 감싸면서 기분이 좋아진다. 시간이 지날수록

뜨거움이 느껴지면서 땀이 송골송골 맺힌다. 효소찜질은 20분으로 제한한다.

20분 효소찜질을 하는 동안 소모되는 열량은 달리기 1시간의 효과와 비슷하다는 설명이다. 효소찜질은 사용후 최소 30분 이상 효소의 정화작용을 통해 건강한 효소상태로 돌아가는 시

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예약을 하고 와야 원하는 시간대에 이용할 수 있다.

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취재단= 광주일보 이보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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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광주일보 김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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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 맛 매생이 예향 [사진=광주일보 김진수 기자]
장흥 맛 매생이 예향 [사진=광주일보 김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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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 맛 매생이 예향 [사진=광주일보 김진수 기자]
장흥 맛 매생이 예향 [사진=광주일보 김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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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 맛 굴구이 [사진=광주일보 김진수 기자]
장흥 맛 굴구이 [사진=광주일보 김진수 기자]
장흥 맛 굴구이 [사진=광주일보 김진수 기자]
장흥 맛 굴구이 [사진=광주일보 김진수 기자]
장흥 맛 굴구이 [사진=광주일보 김진수 기자]
장흥 맛 굴구이 [사진=광주일보 김진수 기자]
장흥 맛 굴구이 [사진=광주일보 김진수 기자]
장흥 맛 굴구이 [사진=광주일보 김진수 기자]
장흥 맛 굴구이 [사진=광주일보 김진수 기자]
장흥 맛 굴구이 [사진=광주일보 김진수 기자]
9일 오후 해맞이 명소로 유명한 장흥 남포마을에서 마을 주민들이 마을 앞 바다에서 채취한 자연산 굴을 까고 있다.  남포마을은 마을주민이 직접 따온 자연산 굴을 장작불에 구워먹을 수 있어, 겨울철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사진=광주일보 김진수 기자]
9일 오후 해맞이 명소로 유명한 장흥 남포마을에서 마을 주민들이 마을 앞 바다에서 채취한 자연산 굴을 까고 있다. 남포마을은 마을주민이 직접 따온 자연산 굴을 장작불에 구워먹을 수 있어, 겨울철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사진=광주일보 김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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