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문화축제는 `주민화합`과 지역경제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축제로 발전해야 한다.

설악문화제의 원래 명칭은 `설악제`였으나 1996년 현재 명칭으로 바뀌었다. 시작은 설악산의 관광객 유치를 위해 시민들이 앞장서 개최한 산악문화행사로부터 출발했다. 전국등반대회를 비롯해 사진전, 음악·무용의 밤, 횃불놀이 등이 열렸다. 당시 전국의 100여 산악단체들이 참가해 큰 성황을 이뤘다.

이후 행사 규모가 점차 확대됐으며 제17회부터는 `시민의 날` 행사와 병행해 실시되면서 속초시가 주관하게 됐고 제24회부터는 설악제위원회가 결성돼 관주도에서 민간주도로 전환 순수 전통민속 축제로 탈바꿈했다. 이렇듯 설악문화제는 53년을 이어오면서 지역 대표적인 축제로 발돋음했다.

요즘 지역마다 축제가 많은 만큼 내용이 있는가(?) 그렇지 못하다. 여전히 경제위기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지역의 대표축제`라고 내세우면서 도내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하지만 각 축제마다 뚜렷한 색깔이나 특색이 없이 혈세만 낭비한다는 볼멘소리가 높다. 매년 수십억 원의 축제경비로 세비가 지출되고 있어서다.

지역축제 전체가 그렇다는 얘기는 아니다. 도내에도 축제가 중복되는 경우도 있고 축제가 비슷한데 날짜가 겹치는 경우도 있다.

이번에 처음 열린 제천 얼음축제가 포털사이트 축제검색어 순위에서 상위권을 기록했다. 29일에는 얼음축제가 `다음 지역축제 검색어 순위` 1위에 올랐고 네이버에서도 4위를 차지할 만큼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주 금요일 시작된 얼음축제는 의림지 순주섬, 공어낚시, 눈썰매, 세발자전거, 얼음성 등 각종 볼거리와 체험부스에 사람들이 발길이 끊이지 않으며 전국에서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 보면 여느 행사와 크게 다를 것이 없다는 점에서 형식적 행사에 그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설악제의 축제처럼 지역 대표적인 축제로 발돋움하려면 얼음 축제의 완성도를 높여 가는 것은 앞으로 제천시의 과제다. 얼음 축제의 가치를 올바르게 인식하게 하는 이벤트 이외에도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가 마련돼야 할 것이다.

보다 객관적이고 납득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해 온 국민의 사랑을 받는 축제가 되길 바란다. 이상진 지방부 제천주재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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