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외국어 통역봉사자 김칼리나씨 인터뷰

김칼리나씨. 사진=김정원 기자
김칼리나씨. 사진=김정원 기자
"외국인들이 몸이 아파 119에 신고할 경우 구급대원과 언어 문제로 의사소통이 안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보람을 느낍니다."

충남소방본부가 시행하고 있는 119 외국어 통역서비스에 참여 중인 통역봉사자 김칼리나(46)씨는 이 같이 말했다. 한국으로 귀화한 김칼리나씨는 2014년부터 재능 나눔 일환으로 러시아어 119 통역봉사자로 참여해 올해로 6년째다.

카자흐스탄에서 성장한 김칼리나씨는 사범대를 졸업한 후 학교에서 입학상담이나 학교생활 관련 상담교사로 일하다 한국인 남편을 만나 결혼하면서 2000년부터 한국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한국어 실력은 많이 부족했지만 배움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홍성에 처음 왔을 때 한국어를 배울 수 있는 기관이 부족해 방송 프로그램을 보거나 아이와 함께 공부하는 등 혼자 배웠다.

우연한 기회로 2007년부터 2009년 평택대학교 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 공부를 하고 현재 홍성군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하고 있다. 외국인근로자 한국어 교실, 다문화 부부교육 등 업무를 하고 있으며, 이외 홍성지역 기관의 러시아어 관련 통번역 업무를 돕고 있다.

119로 연락하는 외국인 대부분은 아픈 상태에서 구급대원과 의사소통이 어려울 경우 통역봉사자와 연결된다. 통역봉사자들은 신고자와 상황요원, 통역봉사자 간 3자 통화 연결을 통해 신고자인 외국인으로부터 어디가, 어떻게 아픈 지에 대한 상태를 듣고, 이를 한국어로 번역해 구급대원에게 설명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119 외국어 통역서비스를 하며 겪는 어려움도 털어놨다.

김칼리나씨는 "어떤 분은 며칠 배가 아파 고생을 하다 치료를 받았는데 새벽에 너무 힘들어 119에 전화를 했다. 아픈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언제든 24시간 전화를 받아야 하니 쉽지 않지만 아주 급한 상황에서 의사소통이 안되면 답답할텐데 이를 도와줄 수 있어 보람을 느끼고 만족한다. 모르는 사람들이지만 사실 고향 사람들이다"고 말했다.

이어 "가끔 장난전화인 경우도 있다. 순간순간 긴급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119로 장난전화하면 안된다고 단호하게 안내한다"며 119 장난전화 주의를 당부했다.

임현호 충남소방본부 상황지원팀 소방장은 "119 외국어 통역서비스 신고 접수 현황은 2015년 184건에서 지난해 212건 등으로 늘었으며, 최근 충남도내 외국인이 증가하고 있다"며 "고품질 통역서비스 제공을 위해 분기마다 간담회를 갖고 통역훈련 및 녹취파일 공동청취 등을 실시하는 등 품질향상을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충남소방본부는 도내 거주 또는 여행하는 외국인에게 고품질의 119소방서비스를 신속하게 제공하기 위해 도내 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협업으로 14명의 통역봉사자를 위촉해 영어, 러시아어, 베트남어 등 10개국의 외국어 통역서비스를 자체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김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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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칼리나씨. 사진=김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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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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