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질환

송영화 건양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송영화 건양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초보 부모들은 아기가 아플 때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는 경우가 많다. 또 혹시라도 아기가 큰 병에 걸릴 것은 아닐까 심각한 걱정에 빠지기도 한다. 영유아 시기는 면역력을 키워 나가는 때라서 균에 노출되고 면역을 획득하는 일이 잦다. 또 성인에 비해 면역 기관이 발달돼 있어 반응도 큰 편이라 많이 아프다고 느껴진다. 아이들이 커가는 과정에서 흔히 생길 수 있는 질환에 대해 송영화 건양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의 도움말로 자세히 알아본다.

◇아기 얼굴이 노래요= 얼굴이 노랗게 되는 주 원인은 황달이다. 혈액 속 헤모글로빈이 분해되면 빌리루빈이 발생하는데, 이때 대소변으로 배설되는 과정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신생아가 황달이 잘 생기는 이유는 태아의 헤모글로빈이 잘 깨지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 빌리루빈이 잘 생기기 때문이다. 이런 성질에 의해 빌리루빈 수치가 약간 올라가는 경우를 생리적 황달이라 부르고 이 외 혈액형이나 감염, 탈수 등에 의한 경우를 병적 황달이라고 부른다. 황달은 얼굴에서부터 시작해 다리로 내려가기 때문에 다리까지 내려오는 황달은 빌리루빈이 많이 올라간 경우라고 여겨 광선요법 등의 치료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황달은 신생아가 세상에 적응하는 과정 중에 발생한다. 그러나 출생 24시간 이내에 다리까지 내려올 정도로 심한 황달이 발생하거나 1개월 이상 황달이 지속되거나 쳐짐, 발열 등 다른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원인을 확인하고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자주 토해요= 신생아는 식도에서 위로 넘어가는 길목이 약해 수유 후 젖을 약간 넘기거나 입으로 흐르는 경우가 흔하다. 이런 경우는 대부분 성장하면서 좋아진다. 트림을 잘 시키는 것이 역류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그러나 구토가 심해서 호흡곤란을 일으키거나 체중이 잘 늘지 않을 때는 약물이나 수술적 치료를 해야 할 수도 있다. 또 단순히 입가로 흐르는 역류가 아니라 분수 토를 반복적으로 하면 위에서 내려가는 길이 좁아져서 발생하는 비후성 유문 협착증과 감별해야 한다. 아이들은 울거나 수유하면서 공기를 같이 삼키게 된다. 이로 인해 역류가 발생하게 되므로 트림을 시켜주는 것이 필요하다. 아기 머리를 위쪽으로 할 수 있는 자세, 아기 턱을 어깨에 걸치게 안거나 무릎에 아기를 앉히는 방법을 이용하면 된다. 등을 위에서 아래로 쓸어내리듯이 토닥이면 되고, 심하게 역류를 하는 아이들은 젖을 먹는 중간에 한 번 더 해주는 것도 좋다. 첫 아이인 경우는 트림이 쉽지 않은데 이런 경우에는 머리를 위쪽으로 해서 10분, 15분 정도 안고 있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자주보채고 수면시간도 짧아요= 아기들이 보채는 원인은 다양하다. 이 중 생후 2주쯤에 발생해 밤마다 비슷한 시간에 자지러지게 우는 경우에는 영아산통을 의심할 수 있다. 영아산통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대개 백일이 지나면 좋아진다. 트림을 시키거나 배가 편안한 자세를 취해주면 되는 경우가 많으나, 산통이 너무 심한 경우에는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남들보다 깜짝깜짝 잘 놀라는 아이도 있는데, 신생아는 팔을 허우적대는 모습의 `모로반사(Moro reflex)`가 활발하다. 모로반사는 덮고 있던 이불을 치우거나 작은 소리에도 발생한다. 이런 자극이 있을 때 팔을 허우적대며 놀라는 것은 정상적인 반응이다. 그러나 특별한 자극이 없이 자주 발생하는 모로반사나 피부가 푸른색을 나타내는 `청색증` 등의 증상이 동반되면 바로 진료를 보는 것이 좋다.

◇수술이 필요한 질환= 신생아 시기에 수술이 필요한 질환에는 음낭에 물이 차는 음낭수종과 고환이 덜 내려와서 발생하는 잠복고환이 있다. 이 두 경우는 대개 만 1세 정도까지 기다리면 호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후에도 증상이 지속되면 수술을 고려하게 된다. 또 서혜부나 음낭으로 장이 빠져나오는 서혜부 탈장이 있다. 이는 장괴사의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발견 즉시 수술을 시행해야 한다. 서혜부 탈장 외에 신생아는 배꼽탈장이 흔하다. 배꼽이 유달리 크고 누르면 복벽 안으로 장이 밀려들어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 이것은 복벽 근육이 발달하면서 자연히 좋아지게 된다. 배꼽육아종은 제대가 말라서 떨어지는 과정 중에 덜 마른 부위가 남아서 생긴다. 배꼽을 잘 소독하고 말리면 좋아지지만, 고름이 생기거나 크기가 크면 질산은을 이용해 소작치료를 할 수 있다.이호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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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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