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영
김건영
기술발전은 인류의 생활을 보다 편리하게 하고 선택의 폭을 넓게 하여 다른 일을 할 수 있게 한다고들 말한다. 근대만 보더라도 전등, 전화, 자동차, 텔레비전 등의 발명은 사람들에게 큰 선물이 되었다.

하지만 기술이 발전될수록 인류가 정말 행복하고 편리하고 나아진 삶을 영위하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유발 하라리의 저서 `사피엔스(2015)`에 의하면 농경사회 이전의 인류는 동물의 이동경로, 식물의 특성, 기후 등에 대한 방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인류는 농경을 통하여 보다 많은 음식물 확보와 수명 연장, 떠도는 삶보다는 정착을 하는 등 편하게 되었지만 그 대가로 허리, 무릎 등의 질환과 식량확보를 위해 더 많은 노동이 필요했다는 것을 지적했다.

현대사회는 컴퓨터로 많은 일을 하고 이메일로 즉각 답을 주어야 하며 고속교통수단으로 사람과 화물의 이동이 빨라진 만큼 즉각적인 결과물을 원하고 있다.

교통수단과 통신은 4차산업혁명의 중심에 있으며 초연결사회의 기본이다. 하지만 2018년 11월의 통신대란은 초연결사회의 취약성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TV를 볼 수도, 식당에서 신용카드 결제를 할 수도, 스마트 폰을 이용한 교통수단 예약을 할 수도 없었다. 그야말로 기본생활의 마비가 나타났다. 인공지능스피커의 음성인식 오류로 엉뚱한 정보가 전달되기도 한다. 시속 100km의 자율주행차가 3초만 통신지연이 되더라도 83m를 그대로 주행하게 된다. 더 편리하고자 개발한 밝은 기술들의 뒷면에 존재하는 어두운 면이 더욱 깊어진다.

미국의 과학자 존 L. 캐스티는 `X 이벤트는 반드시 또 일어난다`고 하였다. X 이벤트란 발생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만약 발생하면 크나큰 효과를 발생하는 사건을 말한다. 세상은 마치 카드로 만들어진 큰 집 같아서 맨 밑의 카드 한 장이 무너지면 모든 것이 한순간에 날아가 버릴 수 있다는 말이다.

실패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실패와 성공은 동전의 양면이다. 문제는 인류의 안전과 행복이다. 자동화와 인공지능, 자율주행이 인간의 삶의 수준과 행복을 완벽히 보장해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인류의 행복을 위해서 기술발전은 완벽에 가까워야 한다. 인류의 선택에 정답은 없다. 옳고 그름의 문제도 아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후세를 위해 고민해야 하는 것은 최소한 현재 수준의 환경을 보전하여 물려주어야 하는 지속가능성에 입각하여 후세가 교통시스템이나 교통수단으로 불안하고 불행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329:1로 잘 알려진 `하인리히 법칙`을 반대로 생각해보면 1번의 대형 사고를 잘 분석하고 간과하지 않으면 329건의 다른 사고를 예방할 수도 있다. 또 큰 성공에는 329번의 여러 기회가 포착됨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미 자율주행차 보안과 해킹위험, 오작동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대응기술 개발과 투자계획의 반가운 소식도 있지만 그만큼 해커들 역시 새로운 도전을 고민할 것이다.

김건영 한국교통연구원 대외협력·홍보실장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